Tiny Hand With Heart
[20240907] 키티 _ 도망자를 위한 낙원은 없다.
2024. 9. 7.

망명

도망자를 위한 낙원은 없다.

W. 청렴

 

 


KPC 카이리 함즈

 

PC 아르티 펙스 시나리즈
 
KP 비디
 
 


 


 
 

하지만 이제,

인류는 당신들을 두려워합니다.

 
 
 
 
 
 
 

원문 시나리오 링크 : https://posty.pe/q4cqx9

 
 
 
 
 
 

※ 아래 백업 로그에는 시나리오의 진상 및 내용이 포함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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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7
 
Call of cthulhu 7th edition fanmade scenar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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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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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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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1
 
틱.
 
눅눅한 눈꺼풀을 들어올립니다. 벌써 날이 밝았던가요.
 
창문 바깥에 시린 눈송이가 검푸른 빛을 받아 흩날리고 있습니다.
 
겨울이 끝났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이 외진 시골 마을은 여즉 눈발로 그득합니다.
 
낡은 소파에 누워있던 당신은 어젯밤 들었던 라디오에서 흐르는 자신과 카이리의 이름을 떠올립니다.
 
세상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전장과도 같은 시간들을 종결내었던 당신들은 영웅으로 추앙되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터 기이한 생명체가 세계를 무너뜨렸고 폐허가 되어가는 이 세계를 구한 것은 당신들이었습니다.
 
...
 
인류는 멋대로 당신들을 의심하고, 공포의 반열에 올리며 침묵을 강요했습니다.
 
영웅이었을 때 당신들에게 환호했던 이들은 어느 새 뒷걸음질로 멀어졌고,
 
당신들은 세상의 눈초리를 감내하며 살아갔습니다.
 
아, 몇번 째 이사였나요?
 
그래요, 9번 째 이사였습니다.
 
 
그렇게 몇 번의 이사 끝에 당도한 곳은... .
 
나무로 무성한 숲으로 들어가는 입구 근처에 자리를 잡은 당신들은,
 
가까운 마을에서 얼굴을 가리고 외출해 필요한 물건과 음식을 사거나 했죠.
 
하지만, 이 생활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까요?
 
창문 바깥으로 들이친 볕이 서광을 머금습니다.
 
한숨은 입김으로 스산하고, 알 수 없는 암담한 미래가 너무도 가까운 것 같아요.
 
다시 뜨인 눈꺼풀을 닫자 온연한 어둠 뿐입니다.
 
하지만, 지금.
 
.
 
.
 
SE.2
 
무거운 몸을 일으킵니다.
 
오래된 가죽 소파에서 쿱쿱한 향이 배어나와요.
 
카이리는 잠깐 자리를 비웠나 봅니다. 며칠 전까지 내리 이사를 하느라 고생이었을텐데, 낮부터 참 바쁜가 보군요.
 
한적한 시골 마을은 참으로도 고요합니다.
 
눈이 휘날리는 간간한 소리만이 만연합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죄인 같다.. 그런 생각이나 하면서 잠시 눈을 감는다)…. 일어나야겠죠.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이 걱정할 테니까. 느릿하게 소파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본다.)
 
고개를 돌리면, 앞으로 익숙해져야 할 집안 풍경이 보입니다.
 
마른 곰팡내가 나는 낡은 집 입니다.
 
이전에는 사냥꾼들의 안식처로 썼었다고 했죠.
 
당신들은 이곳을 살 수 있는 집으로 개조해 가구와 생필품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타닥, 타닥 하며 불씨를 튀기는 【벽난로】가 보입니다.
 
그 옆에는 종이를 끼울 수 있는 【코르크 메모판】이 있네요.
 
【주방】쪽에 전등이 켜져 있는 지 노란 불빛이 보입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는 벽난로를 바라봅니다
 
벽난로
 
마른 장작이 온기를 품고 타오르고 있습니다.
 
불티가 아롱 타들어 방 안을 훈훈하게 덥히는 주범입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장작은 따뜻하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아마, 카이리가 나가기 전에 당신이 추울까 싶어 장작을 넣어 둔 것 같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멍하게 벽난로를 바라보다가 다시 털썩 소파에 눕는다) 추워도 괜찮은데, 누가 누굴 걱정하는건지 모르겠네...
 
아르티 P. 시나리즈 는 크르크 메모판쪽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낡은 메모판 위에 종이가 꽂혀 있습니다.
 
인류의 시선을 피해다니며 살아왔던 당신들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사를 거듭하면서 그 목록들은 점점 늘어났습니다.
 
메모
 
언제까지 이런 삶을 반복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아르티 P. 시나리즈:.... (멍하게 그 규칙들을 바라본다. 정말 멍하게 한동안 바라보다 느릿하게 일어나 주방쪽으로 향한다)
 
아르티 P. 시나리즈 는 주방에 켜져 있는 노랑 불빛 쪽으로 다가갑니다
 
주방
 
노란 그을음이 새어 나오는 주방으로 향합니다.
 
무언가 만드려고 했던 흔적만이 남은 아일랜드 조리대가 인상적입니다.
 
냉장고 표면에는 【종이】가 하나 붙어있습니다.
 
주방 뒷편으로는 바깥을 바라볼 수 있는 【창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상할텐데.. (여전히 이런 부분에서 어색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같이 이사 다닌 것도 같이 지낸것도 몇년인데.) 으음, 언제까지 우울해할수는 없으니까요... 종이가 왜 붙어있지.
 
아르티 P. 시나리즈 는 냉장교 표면에 붙어 있는 종이를 읽어봅니다
 
종이
 
동그란 자석과 함께 종이 하나가 달라붙어 있습니다.
 
카이리의 글씨체인 것 같습니다.
 
메모투
 
...아마, 오늘도 바쁠 예정인가 봅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 (슬 꺼내둔 식재료를 바라보다가 2번으로 향한다) 고기를 어디서 충당해올려고 이러지. (이러다가 들키는거 아닌가 몰라. 이런 중얼거림을 뒤로 하고 창문으로 향한다. 카이리가 오나?)
 
아르티 P. 시나리즈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봅니다
 
창문
 
주방에서 바깥을 볼 수 있게 난 창 입니다.
 
여즉 눈이 내리고 있군요. 그 앞으로는 숲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보입니다.
 
어마어마한 크기로 자란 나무들로 그득한 저 숲은 마을의 사냥꾼들이 아니면 잘 출입하지 않았습니다. 종종 야생동물이 나온다고도 했죠.
 
아르티 P. 시나리즈: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숲 입구에서 어떤 형체가 보입니다.
 
아주 느릿하게 걸어오고 있는 것 같아요. 숲 그림자 덕택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 (당황) 저거 곰인가요...? 설마...
괴물..? 어쩌지 카이리는 지금 없는데..
 
어느 하나 남김 없이 붉은 선혈을 뒤집어쓴 이는
 
느릿하고 비틀거리는 행색으로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
 
아르티 P. 시나리즈:.... .... 아니, (당황해서 말을 똑바로 하지 못한다. 놀란 자신을 진정시키려는 듯이 가슴을 쓸어내리다가 서둘러 집 밖으로 나간다. 겉옷 하나 걸치지 않고 급하게.) 카이리....
 
긴 눈길을 지르밟고 천천히 다가오던 그는 당신이 뛰쳐나오는 행색에 발길을 멎습니다.
 
우묵히 다물린 입술로 인상을 찌푸리고 있던 그는,
 
당신의 얼굴이 보이자 섧게 웃어내어 보입니다.
 
카이리 함즈:... (고개를 비스듬하게 기울인다.) 마중 나왔어?
 
아르티 P. 시나리즈:.... 예, 마중이라면 마중이겠죠.. 그 행색은 뭔가요...? 도저히 내 영웅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데... (느릿하게 당신의 전신을 훑는다. 어딘가 다친 곳은 없는지. 저 선혈 전부가 카이리의 것인지. 행동은 찬찬하고 느릿하지만, 당신을 보는 눈길은 지금 이 순간 내리는 눈보다 바삐 움직인다)
 
카이리 함즈:이런 행색이야 예전에 질리도록 봤, ...진 앉았던가. 하긴, 그때도 옷이 더러워지면 잔소리했지. (언제 인터뷰를 할지 모르니 몸가짐을 바르게 하라고 장난스럽게 말하던 과거의 네가 문득 생각났다. 시선을 옆으로 굴리다가, 깨달은 듯 작게 소리를 뱉었다.) 다친 거 아니야. 이건... 능력을 못 쓰니까, 원초적인 방법으로 하다 보니...
 
다시 보아하니... ... 그의 뒷편에 커다란 멧돼지가 묶여 있습니다.
 
내장 손질을 했는지 배가 아물려 있습니다.
 
카이리 함즈:스튜를 해 주려고 했는데 고기가 없어서 숲에 좀 다녀왔어. (뜸...)
 
아르티 P. 시나리즈:....(그렇구나. 평소 같으면 다행이네요! 라며 활짝 웃었겠지만, 지금만큼은 시선이나 밑으로 향할뿐이였다.) ... 으응, 안 다쳤으면 그걸로 되었어요...
원초적인 방법은 그래도 너무했어요. 다음부터는 도끼라던지.. 좀 방수가 괜찮은 겉옷을 입고가서 해요. 나 놀랐어...
... 아르티가 없으면 어쩌려고 자꾸 이럴까. 걱정만 시키고. (라며 손을 슬 내밀어보나..)
 
카이리 함즈:...가죽은 다듬어서 마을 섬유상에서 팔면 될 것 같아. (너의 눈가를 손가락으로 약하게 두드려 시선을 모았다. 눈이 마주치면, 피칠갑이 된 몸과는 달리 부드러운 미소를 보여준다.) 그래도 헌터였던 몸인데, 돼지 한 마리 잡는 동안 다쳤겠어.
그러는 넌 왜 아무것도 안 걸쳤어. (...) 밤새 추웠을텐데. 괜찮아? 벽난로를 지펴 놓고 나오긴했는데... 충분했을지.
아홉 번이나 같이 이사한 사이에 새삼스럽게. ...어디 갈 것도 아니잖아.
 
아르티 P. 시나리즈:... 네, 일단 식사부터 준비해요. (시선이 모이고 눈이 마주친다. 그사이에 부드러운 미소를 보니 안심되는 것 같아 이쪽도 느릿하게 웃는다.) ... 지금은 영웅도 헌터도 아니니까요. 이 한 마리 잡는 동안, 누군가 곁에 있진 않..았죠? (지금으로서 걱정보다 이것이 먼저였다. 그리고 이게 먼저인 것에 작게 한탄한다)
... 으응, 괜찮았어요. 잘 잤어. 어제 내가 어쩌다가 잠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편안하게 잔 것 같아요. 춥지도 않았고.. (손을 들어 자기 팔을 느릿하게 쓴다. 내민 손은 머쓱한 듯 다시 자신에게로 가져오고.
...그래도, 당신 부엌 해둔 거 보고 아침에 일어나서 놀랐어요. 돌아오면 혼내야지 하고…. 몇 번이고 생각했고.
 
카이리 함즈:일단 몸이 엉망이니까 씻고 올게. (커다란 고깃덩이를 옆으로 내려뒀다가 도로 고쳐 들었다. 잔잔하게 스며든 미소를 보니 추위가 한결 가신 착각이 들었다. 그래도 웃어서 다행이라며,) 아무도 없었어. ...평범하게 잡았으니 안심해. 능력도 안 쓰고, 달려가서 잡지도 않았어. (현관문 손잡이를 잡으려다가 멈칫한다. 뚝, 뚝. 붉은 선혈이 떨어지는 손을 내려다봤다.) ...문 좀 열어줄래.
다음번에도 벽난로를 켜고 나가야겠어. 요즘 겨울은 왜 이렇게 추워진 건지... (...) ...나 손 더러워.
...왜? 잘하지 않았어? 필요한 재료 전부 꺼내뒀고, 손질은 안 했지만... (그게 문제였나, 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반성한다.) 미안. 네가 좀 해줘...
 
아르티 P. 시나리즈:(문을 열어준다) .. 참고로, 손이 더러워도 상관 없어요. 피야 물로 닦으면 괜찮고, 더러운 먼지는 털고 들어오면 더 괜찮고. ..뭐, 그래도 당신은 예전부터 그러는 법이 없었지. 창고에 내려놓고 전부 깨끗하게 하고 오세요.
준비야.. 해볼게요. 응.. 아마도.. 할수 있겠지?
(그리고 먼저 들어가라는 듯이 눈짓한다)
 
카이리 함즈:네 얼굴에 묻은 걸 보니 마음이 안쓰러워서. (아까 손가락으로 건드린 탓에 눈가에 점처럼 묻은 피로 어색하게 시선을 줬다. 곧 집 안에 들어가기 위해, 고기를 어깨에 둘러멘다.) 저쪽 창고에 넣어두고, 여분만 좀 가져올게.
 
피로 헝클어진 옷을 한꺼풀 벗어내며 그는 웃습니다.
 
서리 끼친, 차가운 겨울 향취가 콧잔등에 스밉니다.
 
 
다시 돌아오면, 준비하다 만 재료들이 주방에 올려져 있습니다.
 
아르티, 요리 잘 하나요?
 
일단 각종 야채들이 구비 되어 있는 것을 보아하니 웬만한 것들은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 고기도 있고, 스튜를 만든다고 했으니.. (잠시 멈칫하다가 부엌쪽으로 다가가 얼굴에 묻은 피를 닦는다)
... 으음, 할수있겠죠..! 뭐, 이상해도 내 탓 아니에요. (궁시렁..)
 
아르티 P. 시나리즈 가 오늘의 요리사..! 할수 있다 아자!
 
아르티 P. 시나리즈:
손놀림
기준치: 20/10/4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 오,
.... .... 몰라, 카이리 잘못이에요.
 
세계를 구한 영웅이라도 칼질에는 능숙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늦은 점심 식사를 엉망진창 잘린 음식으로 먹어도... 별 수 없죠!
 
아르티 P. 시나리즈:(칼질에 익숙하지 않다!!! 그야 나는 능력만 쓰던 사람인걸!!!)
(카이리가 언제 나오는지 슬쩍 눈치 봐본다...)
 
어쩌저찌 재료를 손질하고 있다 보면,
 
카이리가 다 씻고 나왔는지 머리카락에 수건을 덮고 나옵니다.
 
실내화를 신은 채 아일랜드 식탁에 몸을 기울이고는, 당신이 하는 행색을 구경하네요.
 
카이리 함즈:(웃음을 참는 입술 아래에 주름이 진다.) 새로운 요리법을 만드는 중이야?
 
아르티 P. 시나리즈:(망한걸 한가득 들고 냄비에 냅다 넣는다.) 이건 카이리 꺼에요. (그리고 잘나온걸 다른 냄비에 냅다 넣고서는) 이거 내꺼.
... 아뇨!
새로운 요리법은 무슨, 요리 시장 개척이 세상을 구하는 것보다 어렵답니다.
 
카이리 함즈:(뒤에서 다가와 네 어깨에 턱을 기대어 몸을 숙인다.) 그것도 못 나왔는데 나한테 주지. 그 정도는 합격이야? (맞다. 머리가 젖어있었지. 허리를 펴며 수건으로 물기를 털어냈다.)
모양이 특이해서 요리 연구 중인가 했어. (농조)
...같이 할까?
 
아르티 P. 시나리즈:... 혹시, 카이리 뭐 하나만 물어봐도 괜찮아요?
 
카이리 함즈:...미리 반 정도 용서해주고 말해. (... ...)
 
아르티 P. 시나리즈:....
레이피어로 맞아본 적 있어요?
혼신을 다해 깍은건데? 이상하다고?
... 좋아 오늘 저녁은 카이리꺼 하나 없는걸로. (이런다)
..같이 할거면 빨리 넘어와서 하던가요..!
 
카이리 함즈:이상하다고는 안 했어. (마른 침을 삼킨다.) ...특이하단 거지.
그...러니까, 색다른 인류인 영웅에게 어울리는 음식이라는...
(더는 붙일 변명이 없다.) 그래. (...) ...화났어?
 
아르티 P. 시나리즈:... ... (째려보다가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소리내 웃더니) 하하,... 다음에 그러면 짤도 없어요.
(정색..)
빨리 머리 말리고 넘어와요. 나 스튜 끓이는 법 몰라. 간은 당신이 봐주세요.
 
카이리 함즈:다음에는 처음부터 같이 하자. 아예 안 한다고는 하지 마. 네가 만든 요리를 먹을 특권은 아직... 넘겨주지 않았거든. (조곤조곤하게 말을 잇고 의자에 앉아 계속해서 머리를 털어낸다.)
 
...
 
그렇게 두 사람의 합작으로 음식을 전부 만들면, 여러분은 늦은 점심 식사를 시작합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이건 다 아르티 덕이에요. (우울해도 자존심은 챙긴다)
 
카이리 함즈:요리의 시작은 재료 준비란 말이 있으니까. (이것도 먹고, 이것도 먹어. 네 그릇으로 자꾸만 음식을 쌓아올려주며 대답한다.)
 
아르티 P. 시나리즈:... .. 잠시만 카이리 너무 많아요! 나 어차피 집 밖으로 잘 안나가고 운동량도 없어서 살이 찔거야. (수북하게 음식이 쌓인걸 보다가 남길 수 없어 느릿하지만 천천히 먹는다)
 
카이리 함즈:...많아? (믿을 수 없단 듯 찡그린다.) 아니야. 오늘은 움직여야 하니까 많이 먹어. (좀 쪄야하지 않나, 라며 멍하니 생각했다.)
냉장고에 붙어 있는 메모 봤지? 오늘 마을로 내려가야 해. 식료품과 생필품을 구비해둬야 하고... 매번 이런 식으로 눈치를 보며 사냥을 다니는 것 보다, 사냥꾼들이 하는 방식을 따라해야겠어. (...) 무기를 살까.
 
아르티 P. 시나리즈:.... (잠시 스튜를 휘적이며 생각에 잠긴다. 메모를 떠올리는 듯이 한참 말이 없다가) ... 무기를 사는 것도 좋겠죠. 이왕이면 총도 나쁘지 않고, 혹은 동물에게 통하는 스프레이도 사두면 좋지 않을까요? 당신은 항상 능력을 이용해 무기를 만들었으니 이번 기회에 지혜의 산물인 무기를 익혀보는 것도 좋을지도요. (어깨를 으쓱인다) 덫, 도 나쁘지 않네요...
총, 어때요?
 
카이리 함즈:사냥용 산탄총, 덫, 이런 것들? (습득력과 신체적 조건이 뛰어난 그가 배우기에 알맞는 사냥 도구다. 문제가 있다면, 박물관에서나 유리창 너머로 지나친 적이 있을 정도로 영웅의 일상과 동떨어진 물건이란 점이다.) 방금 잡은 가죽을 팔면 제법 돈이 될 거야. ...그런데 다른 것도 있지않아?
손에 끼워서 쓰는... 이름은 모르겠는데, 호신용품으로 쓰는 무기있잖아. (...)
 
아르티 P. 시나리즈:어... 너클? (잠시 고민한다. 자신도 평생 사용해 본 거란 레이피어뿐이니까..) ... ... 혹시 원거리용 말고 근거리용이 더 편한가요..? (슬 고개를 기울이며 묻는다. 숟가락으로 자신 몫의 음식을 차근차근 먹으면서 질문을 던진다)
오늘 어차피 같이 내려갈거잖아요? 그럼 찬찬히 고민해보고 그 자리에서 골라봐도 좋을 것 같기도하고요. (고개를 끄덕였다) 생필품도 구매해야하고.. 카이리 뭐 필요한 것 있나요? 비누라던지... 뭐 그런거요.
 
카이리 함즈:...그런 이름이구나, 응. 너클. (고개를 끄덕이며 바닥을 드러낸 스튜 냄비를 기울인다. 숟가락으로 바닥을 긁는 소리가 들렸다.) 원래 능력도 근거리용이잖아. 갑자기 총을 쐈다가 빗나가면 큰일이야.
그래. 그래도 가게 주인 앞에서 무기에 대해 아는 척은 하지 말아야지. ...괜한 의심을 받을 거야. (눈을 두어번 깜빡이더니) 세제말고는 다 충분해.
그리고 눈이 많이 내려서 추위를 견뎌내야 하니 장작을 구비해야해. 마을에 다녀오면 날이 저물테니까. 음, 내일 덫을 놓으러 갈 건지, 장작을 패러 갈 건지 역할을... (...) 내가 장팍 팰게.
 
아르티 P. 시나리즈:응? (그릇에 덜어진 제 몫의 음식을 거의 다 먹어간다. 그릇에 있는 큰 건더기들을 건져내며 먹다가) 역할을 정하자고 하는 것 같은데, 어째 미리 속단을 내버리면 어째요? 그럼 전.. 덫을 가지고 숲으로 들어갈게요. 동물이 많이 다니는 곳에 놓고 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색하게 웃음이나 흘리고 다시 제 몫의 스튜를 먹는다)
세제, 기억했어요.. 그리고 무기 주인 앞에서 아는 척은 절대 금물. 카이리가 말했던 것 처럼 의심 받으면 곤란하니까요..
... 그리고 또다른 주의사항은? 알아야할 사항이라던지.
 
카이리 함즈:...겨울 나무는 얼어서 단단하고 억세. 장작 패다가 손가락이라도 찔리면 어떡해. (깨끗하게 비워진 냄비를 싱크대에 넣고 고개를 돌린다. 일순, 제 먹성 탓에 식재료가 금방 부족해지는 것인지 고찰했다. ...외면했지만,) 적당한 곳에 두고 와. 걸리면 좋고, 아니면 직접 잡으면 되니까.
...주의사항? (...) 곰 나오는 장소는 가지말고, 짐승 소리가 들리면 바로 도망가, 설치하기 전에 가지로 둥글게 임시 대피소를 만들어둬도 좋아. (하는 말이 하나부터 열까지 걱정이다.)
 
아르티 P. 시나리즈:만약, 능력을 사용할 수 있었더라면 둘 다 제가 했을 거예요. 당신은 영웅이고, 이런 사소한 일에는 차출되어 나갈 수 없을 테니까. 그런데 지금은.. (잠시 말을 멈추고 올려다본다. 어째 냄비를 보니 농사라도 지어야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같이 외면한다) ... 뭐, 알겠어요. 카이리가 그렇다면야..
주의 사항보다는 카이리의 걱정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데, 기분 탓인가요? (느릿하게 웃는다. 아까보다는 긴장이 많이 간 미소. 손으로 식탁을 툭툭 두드리며) 그럼, 일단 사러 나갈까요? 카이리의 걱정스러운 소리만 듣다가 날이 다 가버리겠어. 우리 할 일이 꽤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 그리고 오랜만에 마을 구경이라 좀, 들뜬 것 같기도 하고...
 
카이리 함즈:(그 밖에도... 사람도 조심해야한다, 갑자기 내리는 눈도, 찬 바람도, 작은 곤충도, 독버섯이나 풀도, 아주 소중해서 집 안에 꽁꽁 묶어둔 존재를 다루는 듯 10분이 넘게 걱정이 이어지다가 서서히 잦아든다.) ... (테이블에 놓인 접시도 깔끔하게 치운 뒤, 아까 잡아주지 못했던 손을 먼저 내밀었다.)
오랜만에 세상 소리를 듣겠네. ...나 이제 손 씻었어, 아르티.
 
아르티 P. 시나리즈:... ... 카이리, 나 그정도로 무식하지도 멍청하지도 제 몸 관리 못하는 사람도 아니에요.
요 몇일.. 좀, 할 기운이 없어서 못한거지만...
(잠시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다가 손을 잡는다) 응, 오랜만에 세상의 소리를 듣겠네. 이번엔... (입술을 꾸욱, 닫고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아뇨, 그냥 내려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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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3
 
마을은 숲에서 꽤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민간인의 속도로 2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위치입니다.
 
당신들이 전력을 다 해 뛴다면 얼마 걸리지 않겠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의심을 사기 좋을 겁니다.
 
소박한 마을은 도심과 떨어져 있지만, 안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갈 수 있을만한 가게들이 모여 있습니다.
 
【섬유상】 【식료품점】 【철물점】 【광장】을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마을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들리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잠시 멈칫한다. 한숨을 길게 내쉬고 카이리의 손을 꽈악 잡고 느릿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니 먼저 섬유상에게 가서 판다음.. (고민) 무기부터 보는게 좋겠죠?
 
아르티 P. 시나리즈 는 섬유상쪽으로 향한다
 
섬유상
 
각종 섬유를 취급하는 가게 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섬유 말고도 완성된 옷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사냥꾼들이 자주 오가며 유해한 야생동물을 사냥하고 남은 가죽을 판매하는지, 잘 손질된 가죽과 털 섬유가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섬유상:새로운 이웃분들이신가보네.
여기는 겨울이 길어서 방한 용품을 구매해 두는 게 좋아요. 뭘 구매하러 오셨어요? 아니면, 가지고 오신 그 가죽을 팔러 오셨을까?
 
아르티 P. 시나리즈:... 아, (카이리의 손을 잡은 힘이 더 강해진다. 살짝 떨리기도 하는 것이 긴장을 한 듯 시선은 방황하기만 한다) 네, 가죽을 팔러 왔어요. 이곳에 온 김에.. 방한 용품이라던지, 혹은 짐승이 많을 것 같아 호신 물품이라도 준비해 두려고요.
... 혹시 살 생각 있으신지 여쭙고 싶어요.
이사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 물정엔 좀 어두워서~.. 하하,
 
카이리 함즈:(짐승의 가죽을 판매대 위에 올려두고, 네 어깨를 감싸 옆으로 바짝 당겼다.) 새벽에 겨우겨우 잡은 멧돼지라서... 좋은 값에 사주시면 기쁠 겁니다. 이렇게 추운 동네는 또 처음이라서요. (최대한 사람 좋게 어조를 풀어낸다.)
 
아르티 P. 시나리즈:(어라, 당겨진다...)
설득
기준치: 60/30/12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자, 잠만 누가 보면 어쩌려고. 이러시는거에요? (당황)
 
카이리 함즈:....사이 좋은 동료사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으쓱이고는, 다시 가게 주인을 본다.)
설득
기준치: 40/20/8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르티 P. 시나리즈:... (카이리 째려봄...)
발 밟기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카이리 함즈:(...아야.) ... (입꼬리가 일자로 꾸욱 눌린다.)
 
카이리는 움찔하지면 당신을 안은 팔을 풀진 않습니다.
 
그런 여러분을 보다가 주인이 웃으면서 말합니다.
 
섬유상:사이 좋으시네요. 부부? 이 마을에는 젊은 사람이 별로 없지. 좋아요. 비싸게 쳐드릴게요.
이 마을은 사람이 많지 않아 한 지붕 건너면 전부 아는 사이랍니다.
자주 와서 얼굴 비추고 그래요.
 
아르티 P. 시나리즈:(아.. 우리를 몰라보는건가. 한때 영웅으로 가장 빛났을텐데. 잠시 카이리를 바라보다가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 감사합니다, 자주 얼굴 비추고 그럴게요.
부....부는 아니고요...!!
그, 정말로 아니니까요.
 
카이리 함즈:앞으로도 가죽을 구하면 여기로 올게요. 잡는 게 쉽지 않아서... 자주는 못 오겠지만요. (저린 발등을 대충 돌려 남아있는 감각도 없앤 뒤에야 걸음을 옮겼다.) ... (네 필사적인 부정을 뒤로 하고,)
...안 나갈 거야? (이쪽은 부정의 말 한 마디도 없다.)
 
아르티 P. 시나리즈:그럼에도 자주 얼굴 비추러 나올게요. 주로 저쪽이 오겠지만.. (잠시 고개를 끄덕이며 돈을 받고 나간다)
... 나갈거에요. (돈이 한가득 담긴 지갑을 보고 있자니 아까의 부부스럽다는 말에 당황한건 어디간건지 옅게 미소가 피어오른다) 카이리, 이거면 충분히 사고도 남겠어요.
좋아, 오늘 저녁은 맛있는 거로 먹을까요? 기왕 간단하고, 비싼 음식으로. (기본적으로 돈 쓰는 건 헤프다. 어깨가 잡혀 있어도 툭, 당신의 어깨에 얼굴을 기댄다)
 
카이리 함즈:...간단하고 비싼 음식은 소고기를 굽는 거지. 식료품점으로 바로 가자. (사르르 웃는 얼굴을 보자 마음에 따스한 감정이 부드럽게 몰려온다. 영웅의 이름으로 저축해둔 돈을 꺼내쓰면,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음에도 우리는 세상이 두려워 가난을 택했다. 이상한 이야기다.)
... (매일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주면 더 웃으려나, 고민하듯 눈썹 사이에 힘을 주더니.) 내일은 곰 잡아올까? 호랑이나?
 
아르티 P. 시나리즈:..으응, 일단 무기부터 사요. 당신 무기 쓰는 법은 알고 호랑이나 곰을 잡아 온다고 하는거에요? (의외로 이런 곳에서는 단호한지, 지갑을 주섬주섬 챙긴다. 완전히 거리로 나오자, 아까부터 내리쬐는 태양에 잠시 눈을 찡그리더니) 당신이 힘든 건 원하지 않으니 적당한 거로 좋아요. 갑자기 잡으면 괜히 의심만 늘 거야.
(느릿하게 당신의 손을 붙잡고 철물점 쪽으로 향합니다.)
..설마 하는데, 돈 많이 못벌어도 괜찮아요. 이것도 나름 나쁘지 않아.
 
아르티 P. 시나리즈 는 카이리 함즈와 함께, 철물점으로 향합니다
 
철물점
 
기름내가 물씬 배어 나오는 철물점 입니다.
 
생각보다 각종 기구들이 잘 구비되어 있습니다.
 
사냥꾼들이 오가는 곳이라 그런지, 사냥용 산탄총이나 서바이벌 용품들이 즐비합니다.
 
또한 각종 주방 기구나 가정에서 쓸 만한 것들도 제법 있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재력
기준치: 40/20/8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들은 무기가 없어도 최강이지만 이 정도 돈이면 충분히 살 수 있겠습니다.
 
원래 구입하려던 덫도 구매한 후 돌아갑시다.
 
아르티 P. 시나리즈:... 흠, (지갑에 돈이 얼마 정도 있는지 가늠한 뒤,) 총도.. 종류가 많네요, 우리가 사냥에 쓸려면 산탄 쪽이 좋겠고.. 덫도 충분히 구매하고 가겠어요. 각각 두 개씩 구매하면 괜찮을까.. (라며 총알을 살펴보더니 적당한 거 두 팩을 가져와서 총이랑 덫을 손가락질 한다)이정도면 충분하겠죠?
 
카이리 함즈:응, 충분해. 고마워. (네 머리를 토닥인다.) 사냥 외에 쓸 일이 없기를 바라야지. (가져온 물건을 받아 들고 계산대 쪽으로 몸을 돌린다.) ...따로 가르쳐 줄 사람은 없으니까, 둘이 연습해야겠지?
(목소리를 낮추며,) 어디 동굴이라도 찾아서 스킬창을 열어볼까. 관련 스킬 설명이 있으면 사용법에 알맞는 힌트를 얻을지도...
 
아르티 P. 시나리즈:(토닥거리는 손길에 자신이 어린애냐면서 무어라 작게 투덜거린다. 어째 무기를 고르고 있자니 영웅을 시작할 당시로 돌아간 것 같아서 그립기도 하고, 조금은 씁쓸한 기분이 되어 굳이 내치지 않았다) .. 그렇겠죠. 둘이 연습해야겠죠. 누군가 알려줄 사람이 있으면 더더욱 좋을 것 같지만..
(똑같이 목소리를 낮추며)…. 안 돼요. 동굴도, 안심할 곳은 없어요. 집안도 안심하지 못하는데.. (잠시 목소리가 멈춘다) 그래도 기본적인 건 똑같을 거예요. 스킬 설명이 있으면 확실하게 도움을 될 테지만…. 그럼, 집안에서 몰래 한번 봐볼까요? (당신의 옆머리를 귀 뒤로 넘겨준다)
 
카이리 함즈:대부분 던전도 둘이서 해결했잖아. 우리가 던전에 뛰어들고 한참이 지나서야 시스템 내 지도 기능이 생겨서 어이가 없긴 했지만... 총도 하다보면 익숙해지겠지. (총구를 더듬자 차가운 금속이 손가락 끝을 간지럽힌다. 이렇게 작고 쉽게 부숴질 법한 도구로 사냥한단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밤에, 아무도 없을 때. (웃음을 끝으로 또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내 계산대에 앉아있던 철물점 주인이 여러분을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철물점 주인:저어 숲 입구 앞에 새로 이사를 왔다던 이웃들이 아니던가?
오자마자 바로 총부터 구매하는 건가? 하긴, 여기가 야생동물이 많이 다니긴 해. 자네들은 사냥꾼인가?
 
아르티 P. 시나리즈:(말소리에 작게 멈칫한다.) ... 네, 안녕하세요. (고개를 끄덕이며 뒤를 돌아 주인장을 바라본다. 어째 연기하는 시절 아르티를 떠올리기라도 하는 건지, 그때와 쏙 빼닮은 웃음을 짓고는 태연스레 말한다) 아뇨, 저는 사냥에는 소질이 없고.. 사냥은 주로 이쪽이 한답니다. 혹시 모르니 호신용품도 같이 구매해볼까 생각중이였어요...
후후, 바로 총부터 구매하는건 꽤 좋은 선택이 아닌지요.
(손이 약간 떨린다)
 
철물점 주인:아니아니. 뭐든 갖춰두면 좋지. 그보다 요새 그 숲 근처에 야생동물이 아닌 것들이 보인다는 소문이 있다더군.
혹시 모르니까 조심해서 다니도록 해.
 
아르티 P. 시나리즈:.. 야생동물이 아닌 것들이요..? (잠시 고민하는 척 철물점 주인에게서 등을 돌리고 카이리 앞을 막아선다) 이미 던전을 닫힌 거로 알고 있었는데…. 그런 게 아직도 돌아다니고 있다니 영웅들은 뭐. 하나 몰라... 카이리, 금액 치르고 나가봐요, 밤이 깊어지면 야생동물이든 아니거든 나온다니.. (무섭네... 말투와 어조는 떨림이 하나 없이 웃고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표정만큼은 당황한 웃음을 짓는다. 눈이 살짝 떨리고 카이리의 손에다가 지갑을 올려준다.)
 
카이리 함즈:(하하, 느린 웃음이 파르르 떨린다.) 그러게. 괴물을 물리친다고 큰소리치더니, 결국 세상을 구했다는 말도 믿을 만한 건 아니네. (주머니에 든 금액을 꺼내 책상에 올려두던 중, 힘이 풀려 동전 하나를 떨어트리고 만다. 주울 생각도 하지 않고 물건만 챙겨 뒤로 돈다.) 이만 가자.
...닫혔어. 닫혔는데. (가게 밖으로 나오며 중얼거렸다.) 대던전의 종결을 선언하는 시스템 문구를 봤잖아. 그 이후로 아무리 연결을 시도해도 우리 고유의 스킬창만 확인할 수 있었고. (...불안감이 문득 찾아와 너의 손 틈 사이를 얽고 힘을 줘 잡았다.)
...진짜 무언가 돌아다니는 거면 어쩌지.
 
아르티 P. 시나리즈:(서둘러 산 무기들과 여러 가지 용품을 들고 가게를 나온다. 제 손 틈에 얽힌 온기를 마주하자니 미안해서 시선을 한참 방황한다.) ... ... 카아리,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 한참 당신의 손만 꽉 잡고 있는다. 손은 볼품없이 한창 떨리고 있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숨소리가 약간 거칠어진다.) ... 던전, 확인했는데.. 이상하다 내가 모든 던전을 다 확인했는데, 이제 와서 아닌 게 나타났다는 말의 의미가 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횡설수설.)
... ... 아냐, 아닐 거예요 사람들이 잘못 본 거겠죠.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멀쩡해진 얼굴로 바라본다. 괜찮다는 듯이 웃는 얼굴이 어째, 스스로 관객이라 자처하던 그 사람과 같아서.)
... 괜찮아요! 다시 한번 영웅이 되는 거야. 그때만큼은 영웅이 되어, 모두를 구해내고.. 다시 사람들이 없는 인적 드문 장소로 여행을 떠나는 거야. 카이리.
별일 아닐거에요. 던전이 안 닫혔을리가 없지.
자, 가요, 우리 먹을 것도 조달해야지?
(손을 이끈다)
 
카이리 함즈:(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너에게 이끌린다. 식료품점을 향해 가는 발걸음이 눈길에 파여 무겁다. 한숨을 내쉬며 잡은 손의 손등을 문질렀다.) ...그럴거야. 던전 시스템은 우리는 막았으니까, 더는 필요없다고 판단한 게.... 맞을 거야. (...) 애초에 다른 헌터들은 아직 도시에 있잖아. 적어도 문제가 생겼다면 뉴스에라도 나왔겠지.
만약 또 무언가가 나타나면, 망설임없이 영웅 노릇을 시킬거야? 구하기 싫단 건 아닌데. (낮아진 목소리로 차분하게 물었다. 간극 사이에 보이는 연기같은 웃음이 어쩐지 마음에 들지 않아 시선을 내린다.) ...네가 지친 것 같아서.
...아니야. (...) 복잡한 생각은 말자. 아르티, 비싸고 간단한 거 먹어야지.
 
아르티 P. 시나리즈:대던전은 종결을 선언하는 시스템 문구를 내 걸었어요. 우리는 막았고 결국 당신이 구해낸 세계에 왜 자꾸만.. 이런 것들이 퍼져가는 걸까. (한탄스러운 부분은 여기였다.) ... 응. 아닐 거예요. 애초에 다른 헌터들이 못할 거란 생각은 안 하니까, 우리는 잠시 여기에 빠져 있어도 좋을 거예요. (제 가방 속에 담긴 것들이 많아 다시 고쳐 맨다)
하하! 왜 그런 표정이에요? 아르티는 도망가지 않아요. 지치지도 않았고.. (점차 말이 흐려지다가 입을 결국 닫는다. 눈동자 속에 일렁이는 것이 어째, 지쳐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조용하게 미소만 짓고 만다.) 마음에 들지 않아도 용서해 주세요. 이러지 않으면 버틸 자신이 없어. 다시 울고 말겠지....
응, 우리들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도 바쁜데, 이런 생각은 그만둬요. (힘없이, 혹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는다)
 
아르티 P. 시나리즈 는 식료품점으로 말 없이 향합니다
 
식료품점
 
신선 제품만을 취급한다고 적혀 있는 팻말이 인상적인 가게입니다.
 
안쪽으로 들어서자 기분 좋게 웃으며 당신들을 맞이하는 주인이 보입니다.
 
좋은 제품들이 많이 들어왔다며 둘러보라고 안내한 뒤, 그는 계산대에 앉습니다.
 
앞쪽에는 각종 채소와 과일류가 놓여 있습니다.
 
채소류는 많이 구매해 두면 금방 상하니, 필요한 만큼만 사는 게 좋겠습니다.
 
카이리 함즈:... (질 좋은 고기와 야채, 겨울철에 특히 좋은 구황작물을 바구니에 가득 담았다. 많다는 생각이 들어 몇 개 덜어내는가 싶던 그는, 몸을 돌려 통조림류를 한가득 담았다.) ...이정도면 두 달은 가려나?
 
아르티 P. 시나리즈:(느릿하게 장바구니와 덜어낸 구황작물을 바라보다가 덜어낸 작물들을 다시 집어 장바구니 안에 넣는다) 당신을 생각하면 글쎄.. 내 예상으로 한 달은 못 간다고 내걸죠. (라며 태연하게 즉석조리 식품 쪽으로 향한다) 너무 비상식량 담듯이 담는 것 아니에요? 누가 보면 우리 피난 가는지 알겠어요.
 
카이리 함즈:(한 달은 가, 떨떠름하게 중얼거리며 쌓인 감자가 떨어지지 않게 손바닥으로 눌러 고정했다.) ...내가 많이 먹는 만큼 네가 안 먹잖아. 원래는 꽤 먹긴 했었는데, 요즘에 더 안 먹는 것 같아. (다시 잔소리로 대화가 빠진다.) 음. ...이거라면 미리 꺼내둬도 안 상해서. (뜸하게 우스운 소리를 뱉었다.)
 
아르티 P. 시나리즈:난.. 그냥 입맛이 없어서.. (그야 그렇다 하루 종일 방안에 틀어박혀 울거나 무기력하게 창문에 기대 밖만 바라보다 요즈음 기운을 겨우 차리고 나온 거니까.)…. 쨌든, 오늘은 많이 먹었잖아요? 앞...으로도 그만큼 먹어볼게요. (라며 고개를 홱! 하고 돌리고 터벅 걸어간다) ... 확실히 통조림은 조리도 간편하기도 하고.. 아 잠시만 이것도 담을래요 (가져온 건 스테이크에 뿌려 먹으면 맛있다는 시즈닝이다)
이 시즈닝 맛있어요. 예전에 한번 먹어봤는데 상당히 내 취향이였어서 기분이 좋았던 적 있어요.
카아리는 무슨 맛 좋아해요?
 
카이리 함즈:(아름다운 단어를 고른다고 고민은 자주 하더라도, 생각이 없어 침묵하지는 않던 네가 부쩍 입을 다무는 일이 많아 걱정했었다. 딱 오늘만 같은 날이 반복되면 좋겠다고 소리 없이 입을 움직였다.) ...그리고 겨울 내내 집 안에만 있어도 괜찮을 훌륭한 식재료야. (예전, -이라기에는 9번의 이사 전- 집 천창에서 본 적 있던 시즈닝에 고개를 끄덕인다.)
...상당히 네 취향이라고? (홀린 듯이 뒤에서 시즈닝을 세 개 더 담는다.)
(...) ... (고민이 길어진다.) 간만 맞으면 뭐든... 매운 것도 좋아해.
 
아르티 P. 시나리즈:... (잠시 장바구니를 보지 않는 사이에 시즈닝이 증식했다...)
... 이걸 왜 더 산거에요? 한통이면 충..충분할텐데? (매운것도 좋아한다는 말에 고추가루를 들고 오다가 멈칫한다)
이건 한통이면 충분하고요.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이렇게 많이 담은건가요? (라며 시즈닝을 집어 2개를 진열대에 올려둔다) ... 양보해서 2개로 타협보죠.
그리고 이거 어때요? 조금은 맵다고 하는데. 동양쪽에는 이런걸 넣어 국이란걸 끓여먹는데요. 스튜랑 비슷한게 아닐까?
 
카이리 함즈:... (한 개 더 담으려다가 허망한 눈빛과 눈이 마주치고는 동작을 멈춘다.)
(망설이더니 느리게 입술을 연다.) ...네가 좋아한다고 하길래.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먹이면 기분이 좋아질 거란 깊은 생각도 없이 무작정 몸이 움직였었다. 입력, 출력. 그런 식. 네가 좋아하면 일단 손을 뻗고 보는.)
그...으래. (민망한지 목울대가 평소와 다르게 떨렸다.) ...아마도. 네가 말하는 국이나 스튜나 물 넣고 재료를 넣어 끓인 음식이라면 같은 거겠지. 내일 만들 음식에 넣어볼까. (...) 넣고 뭘 만들지?
 
아르티 P. 시나리즈:.. 푸핫! (결국 크게 웃어버리고 만다. 오랜만에 크게 웃는 건지, 눈물까지 고이며 산가락으로 눈물을 훔쳐내다가 결국 시즈닝 한 개를 더 넣는다. 장바구니 안에 있는 시즈닝은 3개.)
뭐.. 아껴가기보다는 팍팍 먹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잠시 고민하다가) 고마워요. 카아리가 날 얼마나 생각하는지는 상상도 못 했는데 이번 기회에 말해주니 조금은 재미있기도 하고 장하기도 하고.. (라며 자유로운 두 손으로 카이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다시 느릿하게 웃는다) 소원이라도 들어줄까요? 장하고 장한 내 영웅을 위한. (영웅은 작게 속삭였다)
... 어,
....
매운 크림 스튜...?
 
카이리 함즈:(명백하게 귓가를 사로잡는 웃음소리에 표정이 확 풀어진다. 곡선이 예쁘게 휘어진 눈매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시즈닝 무더기로 시선을 내렸다. 지금이 겨울이 아니란 생각까지 들고 만다.) ...떨어지면 내가 또 사다 둘게.
...말로 안 해도 늘 티내고 있었어. 홀로 타지에 떨어지는 것보단 조율자를 품에 끌어안고 사는 삶이 나아. (재미있으면 앞으로도 말해줄까, 라고 능청을 떨어보는 그의 고개가 앞으로 기울어진다. 잠시 고요함을 지키다가,) 어떤 소원이라도 들어줄 거야? ... (...) 대단한 소원은 없고, (사고자 했던 남은 식재료까지 전부 담아 한 손으로 들었다. 가볍게 흘러가듯 작은 목소리가 공간을 채운다.) 주인이 또 우리 부부냐고 오해하면 아니라고 말 안 하기, 어때.
... ...
특이하네. 그러지 뭐.
 
아르티 P. 시나리즈:(좀 시간이 흘렀음에도 웃는 얼굴이 변하지 않았다. 최근에 웃을 일이 별로 없다 보니 한번 지어지는 웃음이 사그라지지 않는가보다. 당신이 멍하게 바라보는 눈길에, 그저 고개를 기울며 묻는다. 왜그러시나요?)…. 그럴 필요는 없어요. 이번에 잔뜩 뿌려 먹고, 다음에.. 언제 이사 갈지 모르니까. 그다음에 또 발견하면 같이 사서 먹어봐요. 너무 많이 먹으면 질리잖아?
(느릿하게 손을 뻗어 당신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다가 손가락이 유려하게 뺨에 앉는다. 그리고 손가락을 살짝 움직여 손등으로 소중한 것을 다루는 듯 쓸어준다) ... 어떤 소원이라도. (그리고 들려오는 말에 눈을 살짝 크게 뜨다가 시선을 살짝 피한다) ... ... 이상한 부탁이나 하고 말이지.. 간혹 이런 것만 예상을 벗어난다니까요? (싫다는 말은 안 하고 다시 손을 거둬 당신의 팔을 잡고 걸어간다)
... 가요, 오해를 받을려면 일단 계산해보고 다정하게 붙어있어야할테니까.
더 살거 있나요?
 
카이리 함즈:(유리된 세상에서 오직 너만이 나를 이토록 다정하게 쓸어준다. 몸에 힘을 풀어 기대고픈 충동을 누르고, 앞에서 마주 보곤 천천히 웃음 짓는다. 영웅을 고독하게 만든 죄책감을 느끼는 게 다정의 이유라면 섭섭해질 듯하여, 깊게 파고들지 않기로 했다.) ...원래라면 네가 먼저 제안했을 상황이야. 신혼부부는 의심받는 일이 적으니까 부부로 위장하자고...-, 네가 말 안 해주길래. 내가 했지. (편한 자세로 팔을 내어주며,)
...이 정도면 충분해. 또 마을에 내려올 구실을 만들고 싶기도 하고. (예쁜 웃음에 여운을 느끼며,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계산대에 서자 살가운 식료품점 주인이 두 사람에게 아는 체를 합니다.
 
주인은 너그럽고 다감한 편입니다.
 
식료품점 주인:어머, 못보던 분들이네. 혹시 저 산 입구로 이사온 분들이에요?
야생동물이 많이 나와서 곤욕일텐데. 멀기도 멀고. 고생이겠어요. 그래도, 여기 살기는 좋아요. 공기도 좋고. 만나서 반가워요.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 둘 다.
 
아르티 P. 시나리즈:.... 아, (잠시 멈칫하다가) 헤르디에요. 저는 헤르디 이쪽은 헤로스.....
성은 없고 그냥 여기 저기 여행다니고 사냥하고 다니는 그런 평범한 사람들이랍니다.
(카이리에게 슬 붙어보나...)
 
카이리 함즈:(...대꾸없이 고개를 숙여 네 정수리에 볼을 꾹 눌렀다. 이건 과한가,)
 
아르티 P. 시나리즈:... ... (잠시 멈칫... 하다가 꾸우욱, 당신에게 기댄다) 보다 싶이 신혼부부고요.
 
식료품점 주인:어머나, 사이 좋은 부부를 오랜만에 보니 제 기분이 다 좋네요. 이건 서비스예요. 다음에 또 봐요.
 
식료품점 주인은 사과 두 개를 바구니에 넣어주며 상냥하게 웃습니다.
 
계산까지 마치고 나니, 광장에서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 광장이 갑자기 소란스럽네요.. (라며 손을 꽈악 잡고 광장을 바라본다)
 
카이리 함즈:(계속 기대고 있었다... 뒤늦게 자세를 바로한다.) 축제 준비라도 하나. ...나가보자.
 
아르티 P. 시나리즈:... 슬슬 날이 저물어 갈텐데, (기대고 있던 온기가 사라져 약간 아쉬워 함...)
... 소란스러운게 말대로 축제 준비라면 좋겠어요.
(고개를 끄덕인다)
 
광장
 
밖으로 나오면 시장 거리 가운데 위치한 광장이 보입니다.
 
조경에 제법 힘 썼는지 공원 같은 느낌이 물씬 납니다. 어쩐지 축제라도 준비하는 건지 천막 같은 것을 올리고 있기도 하네요.
 
옆에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놀고 있습니다.
 
광장 거리 한 켠에는 【각종 신문】들이 끼워져 있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는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아이들
 
광장을 뛰어다니며 꺄르르, 웃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무리들이 인상적입니다. 무어라 떠들어대며 각자 바빠보이는군요.
 
아르티 P. 시나리즈: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이들이 나누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곧 당신이 쳐다보는 시선을 느끼고 아이들은 도망갑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정육점 주인이 이상한가봐요, 애들이 말을 꺼낼 정도면 성격이.. 얼마나 안좋길래.
 
아르티 P. 시나리즈 는 각종 신문을 하나 빼서 읽어봅니다
 
신문
 
한켠에 각종 일간지가 꽂혀 있습니다. 아마 도시에서 배달되는 건가 봅니다.
 
당신들과 헌터에 관한 이야기로 가득한 신문들이 쌓여 있습니다.
 
첫 번째 기사를 자세히보면,
 
대체로 비난하는 내용으로 꽉 차 있으며,
 
그 헌터가 이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나와있지 않습니다.
 
카이리 함즈:(옆에서 같이 신문을 바라보다가, 그 신문을 빼앗듯이 가져가 도로 자리에 넣는다.) ...저쪽도 상황이 마냥 좋진 않네. (깊은 한숨이 입김이 되어 공기 중에 퍼진다.)
 
아르티 P. 시나리즈:(퍽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어째 사람이 잊고 다시 나아가고자 하면 다시 상기를 시켜주며 자신들에게 경고하는 기분이 들었다. 저 헌터도 결국 우리처럼 숨어지내다가 결국 저런 선택을 한 것이겠지)…. 아, (신문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제야 시선을 어색하게 돌려 당신을 바라본다) ... ...미안해요,
괜히 영웅하자고 했던걸까.
 
카이리 함즈:(세상에 ‘능력자’가 종말을 맞이하지 않는 이상, 꼬리표처럼 불안과 의심은 늘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결과다. 시린 신문을 눈앞에 두고 그는 무겁게 들린 짐바구니를 고쳐잡았다. 다른 이가 절망을 선택했다고 자신까지 우울할 필요는 없다.) ...후회해? 나는 후회 안 해. (마주 보며,)
내가 할 일은 앞으로 무사히 사는 거지. 이룬 일을 비난하는 게 아니거든.
...네 영웅을 끝까지 자랑스러워해주면 좋겠는데.
 
아르티 P. 시나리즈:... 하하, 내 영웅을 끝까지 자랑스러워하죠. 당연히요.. 당신말고 누굴 자랑스러워하겠어.
하지만... 세상이 이토록이나 사랑받고, 축하를 받고 박수를 받아도 모자를 시간에 당신과 당신에게 감회된 능력자들을 비판하는게 너무 슬퍼서 그래요.
... 후회하지 않아요.
...
미안해요, 자꾸 우울해져서는 안될텐데, 그럼 카이리가 기껏 기분 풀어주자고 한 행동이 모두다 물거품이 될테니까요.
(광장에 더 볼 것이 없다 두리번 거린다)
 
볕이 든 하늘 아래 눈송이가 눈꺼풀에 내려앉습니다.
 
광장 너머로 당신들이 들렀던 가게 사람들이 손을 흔드는 것이 보입니다.
 
...날이 벌써 저무는군요.
 
더 살 것도 없으니 얼른 돌아가서 쉬는 게 좋겠습니다.
 
.
 
.
 
SE.4
 
다음 날,
 
방 안에서 분주하던 카이리는 곧 두터운 후드를 가져와 당신의 어깨에 둘러줍니다.
 
어제 약속했던 대로 당신들은 숲으로 가야한다고 했죠.
 
철물점에서 사왔던 덫과 총을 어깨에 들쳐맨 카이리는 아르티와 시선을 마주칩니다.
 
카이리 함즈:...춥지 않겠어? 이것도 하고 가. (탁자에 올려준 목도리마저 네게 둘러준다.) ...덫은 여기있어. 몇 개 없으니까 금방 끝날 거야. 어제 했던 말이랑 규칙, 다 기억하지?
 
아르티 P. 시나리즈:... 응, (기억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 목에 두르지는 목도리를, 시선을 내려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한다. 어째 자신만 꽁꽁 싸매고 당신은 추울 것 같아서.. 살짝 미안한 시선이 더해진다) ... 눈이 너무 내린다 싶으면 그냥 돌아오기, 능력은 절대로 쓰지 않고, 눈에 보일만한 행동은 하지 않고. 상태가 안 좋거나 혹은 야생동물을 만난다면 바로 도망쳐서 돌아오기.
기억하고 있어요.
 
이곳은 어둠이 내려 앉으면 주위가 잘 보이지 않으니, 해가 지기 전에 나오는 게 좋겠습니다.
 
...눈은 조금 멎은 것 같습니다.
 
시계를 확인한 그는 가자는 듯 등을 두들깁니다.
 
 
숲의 안쪽으로 향합니다.
 
카이리는 입구 근처에서 장작을 패겠다며 남는군요.
 
소복하게 쌓인 눈길을 즈려밟고 안쪽으로 향하면 사냥꾼들이 다닌 흔적이 바닥에 남아있습니다.
 
눈을 조금 쓸어낸 자국과 덫을 설치했던 모양으로 바닥이 눌려 있군요.
 
옆 쪽에는 채 회수하지 못한 덫 몇 개가 보입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밤새 눈이 많이 쌓여서 덫을 회수하지 못했나 봅니다.
 
다리 밑을 조심해야 하겠죠.
 
아르티 P. 시나리즈:... (큰일이네..)
... 이 덫들이 있는지 모를 곳을.. 피해 깊숙하게 들어가야한다는건가.. (눈이 소복하게 쌓인 길을 바라본다) .. 능력은 못쓰고.. 그러면 답은 한 가지밖에 없잖아.. 이 눈을 다 헤집어, 덫을 회수하거나 피하거나..
 
아르티 P. 시나리즈 발로 바닥을 쓸며, 눈을 치워봅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기준치: 55/27/11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아르티는 6분 동안 눈을 일일이 헤집어 바닥을 확인합니다.
 
그래도 대강 어느 지점의 눈 아래에 덫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확인한 곳을 피해 덫을 설치하면 되겠어요.
 
아르티 P. 시나리즈:...음, 대략 20분 정도 걸릴 줄 알았는데, 이 정도면 빨리 끝난 거겠죠? (작게 웃으면서 자신의 덫을 내려놓고는 주변을 살펴본다. 덫이 없던 빈 곳.. 그리고 동물이 걸어갈 만한 곳.. 그런곳을 찾으며 걷고, 덫을 피해 깊숙이 들어갔지만, 동물의 발자국이 찍힌 한적한 곳에다가 덫을 내려놓고 설치한다)
 
...
 
당신이 일을 마무리하자 어느 새 해가 뉘엿 뉘엿 지고 있습니다.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건 수고로움을 견뎌야하는 거겠죠.
 
주변을 정돈하고 길을 돌아서려고 하자 눈 앞에서 소리가 가까워져 옵니다.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눈 쌓인 바닥을 딛고 다가오는 짐승의 단단한 발은, 당신의 기척을 알아차리고 똑바로 행로를 정했습니다.
 
여기서 도망치기 위해 뛰게 된다면 분명 저것도 같이 뛸 것 입니다.
 
사람은 짐승의 달리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지만...
 
아르티 P. 시나리즈:... ... (헉, 잠시 숨을 삼키고 금방 손으로 입을 막는다.) ... (곰, 한마리인가.. 그럼 어찌저찌해서 물리칠 수 있나. 자신에게 금방 총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한숨을 속으로 내쉰다) .. 도망칠 수밖에 없나..
(능력은 금지, 내 목숨이 너무나 간당간당한 상황이 아니라면.. 절대로 쓰지 말아야 할 것... 그리고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도망칠 타이밍을 생각해 본다.)
 
 
...
 
그 때,
 
탕!
 
당신의 뒤에서 매서운 총성이 울려 퍼집니다.
 
사냥용 산탄총을 곰에게 쏘아대던 이들은 당신을 알아보고 소리칩니다.
 
마을의 사냥꾼1:아니, 자네 괜찮나!?
 
마을의 사냥꾼2:큰일날 뻔 했군 그래! 우리가 왔으니 안심하게!
 
그들은 당신의 앞으로 나서서 커다란 곰이 쓰러질 때 까지 총을 쏘아대기 시작합니다.
 
붉게 점멸하는 그 장면은 어쩐지 이전에 보았던 것만 같습니다.
 
그래요. 당신은 저 사냥꾼들처럼 인류를 등지고 서 있었습니다.
 
세계를 구하기 위해 기이한 것들 앞에 몸을 내세웠고,
 
그렇게 많은 삶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신은
 
자신의 이름 하나 제대로 발음하지 못한 채,
 
...그런 잡스런 생각이 머리를 훑고갈 때 즈음, 곰이 눈 위로 고꾸라집니다.
 
사냥꾼들은 커다란 곰이 쓰러지는 것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아르티에게 다가와 다친 곳이 없는 지 확인합니다.
 
남은 사냥꾼들은 눈더미에 깔린 덫들을 수거하고 있군요.
 
다섯명 쯤 되어 보이는 그들은 주위를 정돈하고 난 후 가까이 다가옵니다.
 
마을의 사냥꾼1:자네, 며칠 전에 사냥꾼의 오두막에 이사 온 자들 중 하나가 아닌가. 이곳은 야생동물들이 많이 다녀서 특별히 주의해야 하네.
 
아르티 P. 시나리즈:아.... (긴장에 굳어있던 몸이 약간 이완되는 것을 느낀다. 그럼에도 긴장과 경계는 풀지 않았기에) ... 감, 감사합니다...
구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려요. (제가 도망치다 능력을 안쓰도록 해주셔서.) 정말로.
 
마을의 사냥꾼2:아니, 우리가 둔 덫 때문에 숲을 다시 빠져나가는 것도 고역이었겠군... 사과하겠네. 괜히 우리 때문에 곤란한 일을 겪게 만든 것 같군.
 
호탕하게 웃고 있던 사냥꾼이 어깨를 툭, 툭 쳐댑니다.
 
글쎄요. 사실 이런 곰 쯤이야, 당신이 능력만 사용했었어도 해결할 수 있었을 겁니다.
 
민간인 취급을 받는다는 것은 어쩐지 이상한 기분입니다.
 
또한, 사냥꾼들과 함께 서 있는...
 
정육점 가게 주인은 팔을 꼰 채로 뭔가 탐탁치 않은 눈을 하고 있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만약 내가 죄인이 아니였다면 이딴 곰따위는 쉽게 물리치고 제 영웅을 배불리 먹일 수 있었을거다. 그런 생각이나 하며 자신을 좋게 보지 못하는 정육점 주인의 시선을 마주한다.) ... ... 아뇨, 전혀요.
오히려 구해주신게, 더... 감사하죠. 대접을 해드리고 싶지만 막 이사온 차라 대접할것이 없다는 점 너그러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어요.
... 이 곰은,어쩌실건가요?
 
마을의 사냥꾼1:이렇게 하는 게 어떻겠나? 우리 마을에는 고기 굽는 실력이 일품인 요리사가 있다네. 우리에게 이 고기를 양보해 준다면 최고의 맛으로 재탄생 시켜 주겠네. 어쨋든, 이건 자네의 사냥감이었으니.
하지만, 우리에게도 훌륭한 곰 고기를 맛볼 기회 정돈 줄 수 있지 않겠나?
 
곧 잡은 곰을 손질한 다른 사냥꾼이 자루에 그것들을 담아 어깨에 짊어지면,
 
진한 피냄새가 배여옵니다.
 
호탕한 기색의 다른 사냥꾼이 말을 이어갑니다.
 
마을의 사냥꾼2:뭘 그렇게 의견을 묻고 있나! 어차피 이곳에 살게 되었으니 모두 마을의 일원이 아닌가. 자네, 이렇게 된 거 우리가 술과 음식을 양껏 제공하겠네.
마침 내일 저녁 마을에서 야시장을 열게 되었다네! 함께 사는 사람도 있던 것 같은데, 그 자도 함께 데려오게.
 
아르티 P. 시나리즈:... 그건, 생각좀 해볼게요. 고기는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저희도 이 마을에 왔으니 마을의 일원으로서 목숨을 구해준 담보라 생각하시면 더 편하겠네요.. (슬 배려하는 척 마냥 천에 감싼 피가 떨어지는 것을 바라본다) ... ...
일단, 저랑 같이 살고 있는, 아니 제 연인이... 승락한다면 한번 내려가보겠습니다. 어찌되었든 귀하다는 곰 고기를 먹을 수 있는 기회니까요.
그리고, 한가지만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제가 이 현장이 없었던걸로 해주세요. 우연하게 여러분들이 곰을 다 쓰러뜨린 후 이곳을 찾아온 걸로. 그이가 걱정할테니까요.. (라며 입을 가리고 살짝 눈을 깔고 시선을 내린다)
 
마을의 사냥꾼1:우리가 말하진 않겠다만, 총소리 때문에 알지 않겠나? 일단 가장 돈이 되는 가죽은 두고 갈 테니 마을 방문 건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길 바라네.
 
정육점 가게 주인:우리 마을 먹을 것도 모자란데 뭐 다들 그러나!
 
마을의 사냥꾼2:어휴, 이렇게 이웃을 내몰아서 되겠나. 곤란스럽게 만들어서 미안하네. 이만 가보지!
 
정육점 주인이 부정적인 말을 하든 말든 호탕한 인삿말을 마친 사냥꾼들은 자루를 짊어지고,
 
사박 거리며 산을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바닥은 곰의 유해였던 것으로 엉망이군요.
 
사냥꾼들이 눈으로 조금 덮어두어 흔적이 흐려지긴 했지만, 어쩐지 그 피범벅의 자리가 익숙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노을의 파고로 주홍빛 그을음이 잔뜩 묻긴 설원을 가로질러 나오면,
 
카이리가 마당에 서 있는 게 보입니다.
 
어떤 근심도 없는 그 평온함은 당신에 대한 믿음으로 만연합니다.
 
싸락눈의 결정이 머리카락에 들러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기다리고 있던 지 좀 됐나봅니다.
 
허공에서 시선이 얽히자 웃어내며 당신의 안위를 염려하는 다감한 목소리가 맞닿습니다.
 
카이리 함즈:총 소리가 나던데. (어깨에 묻은 눈을 털어낸다.) ...무슨 일 있었어?
 
아르티 P. 시나리즈:... ... 으응, 아무일도요. 총소리에 놀라 숲을 빠져나왔는데, 사냥꾼들이 곰을 죽이고 있었을뿐이에요.
나는 보다싶이 멀쩡하게 덫 설치만 하고 나와서 사냥하는 것을 구경하다 왔고요.
... 음, 걱정했나요?
 
카이리 함즈:...아하, 그래서. (다친 곳은 없는지 가볍게 살핀 뒤, 어깨를 두드린다.) 깊은 숲까지 갔나봐. 무리하지 말라니까...
당연히 걱정했지. 5분만 더 늦었으면 찾으러 갔을 거야.
 
아르티 P. 시나리즈:(아무런 대답 없다. 그냥 웃기만 할뿐.. 그러다가 문득, 가죽을 넘겨받았다는 것을 떠올리고는) ... 이 마을 사람들은 경계심이 없는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곰의 가죽을 주면서, 나중에 축제를 열면 내려와서 같이 먹어보는 건 어떠냐고 했거든요. (곰의 가죽, 피비린내가 훅 끼쳐온다)
간혹 나를 너무 일반인 보는 듯이 대해 당신은. 나도 능력자고.. 당신 말대로 영웅인데.
... 당신은 어때요?
연인이 집에 있으니, 연인의 결정에 따르겠다 했어요.
 
카이리 함즈:이사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를 의심하는 것 같지는 않네. (부부라는 인식을 새겨둔 일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으리라. 곰 가죽을 건네받으며 이런 건 나 불러서 치우라고 해, 라며 습관적으로 걱정을 드러냈다.) ...사실, 이렇게 호의적인 마을은 처음이라 당황스럽긴 하지만... (뜨-음.)
이런. 널 약하게 보진 않아. 나보다 단단하고 강인하단 걸 알지만...
...세상에서 가장 강한 이도 그의 가족에게는 어린 아이에 불과하니까, 비슷한 애정?
일단 축제는 같이 가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네. 여차하면, 또 이사하면 될 일이고.
 
아르티 P. 시나리즈:... 그게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시선을 돌렸다. 제 손에 들려 있는 피비린내가 가득한 가죽을 건네주며 시선은 여전히 땅바닥이었다.. 고민이 많은 듯한 표정으로 걱정을 흘려듣는 듯 눈을 느리게 깜빡이기만 했다) .. 당황스럽긴 하지만 난.. 좋아요. 우리가 아르티와 카이리라는 이름으로 서 있지 않아도, 일반인처럼 봐줄 테니까. (내가 사랑했던 세계만큼 우리에게 호의적일 테니까)
…. 하하, 그럼 오랜만에 가족에게 어리광이나 피어야겠어요. 솔직히 덫을 골라내지만 않았다면 지금쯤 다리가 하나 나가 있었을 거야. (라며 짐을 몽땅 넘겨주고 집 쪽으로 걸어간다)
... 그럼 결정이네요. 내일 저녁에 축제가 아니라 야시장을 연다고 했어요. 그래서 소란스러운가 봐, 그러면 한번 내려가 봐요. 우리. (라며 옅게 웃는다)
 
엷게 웃은 카이리는 당신의 손목을 그러쥐고 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요. 가끔, 아주 가끔은 이런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평범함' 을 도살당했던 당신들에게 이번에는 다른 기회가 왔을 수도 있으니까요.
 
 
피로로 찐득한 몸을 씻어내리고 나면, 그가 벽난로에 장작을 넣으며 잠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타닥 거리며 불티가 오르는 소리가 듣기 좋네요.
 
그는 당신에게 따뜻하게 덥혀진 우유를 건넵니다.
 
단 향취가 느껴지는 것을 보아하니 코코아를 탄 우유인가 봅니다.
 
카이리 함즈:...마시고 자. (담요를 끌어와 덮어준다.) 깊은 생각말고, 꿈에서 좋은 연극을 보기를.
 
그렇게 눈꺼풀이 감기면,
 
설원에 세워진 당신들만의 쉘터가 아늑한 수마로 안내합니다.
 
.
 
.
 
SE. 5
 
밤새 내리던 눈은 어느 새 멎었는지 소복히 쌓인 눈길을 만들었네요.
 
카이리는 어쩐지 후련한 낯입니다.
 
혹시 모를 '이번에는' 의 희망이 그의 눈시울에 깃들었던 것도 같죠.
 
...바깥으로 나섭니다.
 
그 사이를 가로지르며 당신들은 사람 향취로 가득한 마을 입구로 들어섭니다.
 
작은 소란이 이는 그곳은, 광장 가운데 제법 그럴싸한 캠프 파이어를 피워두고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쁩니다.
 
규모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야시장 같은 느낌이 물씬 납니다.
 
간단한 주전부리와 술, 놀 수 있을만한 부스들이 일렬로 놓여 있습니다.
 
【꼬치 부스】 【사격 부스】 【점술 부스】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을 들릴 수 있겠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사람이 많네.. (주변을 둘러보다가 가까운 곳으로 향한다)
 
아르티 P. 시나리즈 는 꼬치부스로 향합니다
 
맛있는 냄새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있습니다.
 
각종 구운 꼬치들과, 녹인 설탕을 묻힌 과일들이 꽂혀 있습니다.
 
먹음직스러워 보여요.
 
식료품점 주인:어머, 또 보네요. 두 분. 이야기는 들었어요. 마을 축제를 위해 고기를 조금 나누어줬다고요. 마을을 위해 양보해 줘서 고마워요.
두 사람에게는 오늘 무료라고 단단히 일러두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된 거, 행운을 시험해 보는 건 어때요?
 
아르티 P. 시나리즈:...행운이요? (고개를 갸웃한다)
 
그렇게 말 한 식료품점 주인은 가격을 구분하기 위해 끄트머리에 오색의 테이프가 붙여져 있는 꼬치 막대를 내밀어 보입니다.
 
뽑아야 할 것 같죠?
 
아르티 P. 시나리즈:... ... 아하, (라며 오색의 테이프가 붙여져 있는 꼬치 막대들을 유심하게 바라본다) 일등상품이 뭔지 모르겠지만.. 당연히 내가 가져가야하지 않겠어요? (부러)
뽑아볼게요.
 
카이리 함즈:...이런 쪽 운은 안 좋은데. (망설이다가 장난스럽게 네 손을 잡고 당겨 볼에 툭, 손등을 간지럽혔다.) 아르티, 네 운 좀 빌려갈게. ...한 30퍼센트만?
 
아르티 P. 시나리즈:(손등에 당신의 뺨이 닿는 것을 보았다. 입꼬리가 옅게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건지 결국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저런, 결국 내가 없으면 어쩌려고 또 이런담? 어쩔 수 없죠. 이번만 빌려줄게요. (라며 두 손을 내려 당신의 손을 가져와서는 그대로 손등에 입을 맞춘다) 한 35퍼센트만 빌려줄게요.
 
카이리 함즈:네가 없으면 소소한 행운을 잃으며 안타깝게 살아야지. 어쩌겠어, 수호는 받았지만... 조율자의 정은 늘 부족하니까. (손등에 닿은 부드러운 감촉에 늦은 눈송이가 왔다갔나, - 따위의 감성적인 생각을 품었다. 느리게 입 끝에 힘을 준다.) 그렇게 많이 빌려줬다가 네가 실패하면 어떡해.
...탓하지 않을 거지? 내 성공은 너의 기쁨이라며.
 
아르티 P. 시나리즈:탓하긴요?
네것도 내꺼.
내것도 내꺼.
(방긋!)
뭐.. 농담이지만, 탓하진 않을거에요. 당신이 뽑든 내가 뽑든. 혹은 못뽑든... 나는 뭐든지 즐거워할테니까. 못뽑으면 못뽑은대로 아쉽고 그게 추억으로 남을테고. 뽑으면 정말 좋고요. 당신의 성공은 나의 기쁨이고 나의 성공이기도 하니까?
뽑아볼까요?
 
카이리 함즈:(힘없이 웃음 흘린다.) 그래, 너 다 줄게. 뭘 뽑던지... 결국 네 품으로 전부 들어갈 거야.
 
카이리 함즈:
기준치: 60/30/12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르티 P. 시나리즈:
기준치: 55/27/11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 ...
 
당첨!
 
카이리가 뽑은 꼬치에는 오렌지색 테이프가 둘러져 있습니다.
 
고기와 야채가 맛스럽게 익어 바베큐 소스가 함뿍 뿌려진 꼬치를 주인이 건네줘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돕니다. 입에 넣고 씹으면 육즙이 함뿍 배어나올 것 같죠.
 
...저런, 아르티는 하필 든 것이 야채만 잔뜩 꽂혀 있는 거였네요.
 
아쉽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야채만 잔뜩 꽂혀 있는 꼬치를 보다가) ... ... 이건 사기에요
빌려달라며. 빌려달라며.
왜 안주는거에요. 왜 안주는거에요.
 
카이리 함즈:...- (...) 이제 돌려줄게. 자, 네 행운. (야채와 고기가 적절하게 섞여 맛있게 구어진 꼬치를 넘겨준다. 야채 꼬치는 별 생각없이 제 입에 넣고 우물우물. 맛있는데, 괜찮지 않나. ...뭐든 잘 먹는 그라 생각이 무던하다.)
 
아르티 P. 시나리즈:(어? 이걸 전부 받길 원하지 않았는데.. 잠시 고민한다. 고기와 야채가 한가득 있는 꼬치를 바라보다가 고기와 야채를 한입 가득 뜯어먹어 본다.. 맛있음에 놀란 듯 힘이 들어가다가 카이리를 힐끗 바라본다) .. 같이 먹어요. 내 입 안 닿은 부분이니 괜찮겠죠?
 
카이리 함즈:(야채 꼬지 하나를 벌써 다 먹고, 나무 막대를 반으로 부수고 있다. 입가에 묻은 브로콜리 조각을 혀로 핥으며,) ...맛있어? (만족스럽게 물었다.) ... (고개를 숙여 한 입 왕! 먹고는 네 표정을 따라하듯 눈을 크게 뜬다.)
맛있네. 그리고 닿았어도 상관없어. ...다른 곳도 가볼까?
 
아르티 P. 시나리즈:그래볼까요? (우물우물우물.. 잘 먹는 카이리 기특하다며 머리 한가득 북북북 해줘요)
 
아르티 P. 시나리즈 사격 부스로 향합니다
 
고무탄을 장전해서 쏠 수 있는 모조 총기들이 놓여져 있습니다.
 
앞쪽에는 당신들에게 총과 칼을 판매했던 철물점 주인이 서 있네요.
 
철물점 주인:오, 자네들 왔는가? 사냥꾼들에게 이야기는 들었네.
솜씨 한 번 보여주는 건 어떻나?
 
각종 모조 총기류가 앞에 있습니다.
 
사람 좋게 껄껄 웃어보인 주인이 해 보라는 듯 턱짓하네요.
 
아르티 P. 시나리즈:...오, (모조 총기류들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런것도 결국 추억의 일부고 나 지금 너무 즐거운 것 같아요.
...
그리고 문제점이 있다면? 아르티는, 한번도 총을 쏴본적이 없다는 것.. 그리고 나는 근거리였는데.. (작게 중얼거린다)
(모조 총기류를 집어 들고서는 해봅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사격(라/산)
기준치: 25/12/5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카이리 함즈:... ... (잘 될지 모르겠는데,)
투척
기준치: 80/40/16
굴림: 7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카이리는 당신이 총을 쏘는 것과 동시에, 가게 옆에서 주운 작은 돌을 몰래 손가락으로 튕깁니다.
 
총은 빗나갔지만...
 
그는 시선을 옆으로 돌린 채 모르는 척을 하네요.
 
아르티 P. 시나리즈:... ... (고개를 확 돌려 바라본다)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다가 방긋 웃더니)
와아~.. 넘어뜨렸네요!
성공인가요?
(부부사기단이 된 기분에 식은땀을 줄줄)
 
카이리 함즈:(큼큼, 헛기침을 하며 네 팔과 상체 사이에 손을 끼워넣었다.)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네. 사냥은 늘 내가 했는데, 언제 또 총을 배웠어. 재능이라는 걸까?
네가 생각보다 유능해서 또 놀랍네. (...눈 빙 돌린다.)
 
아르티 P. 시나리즈:... 하하, 누가 열심히 총을 만지작 거리길래~.. (방긋 웃으며 카이리를 여전히 빠아아안....)
후후, 나도 일단 내 몸을 지킬려면 총정도는 배워둬야하지 않겠나 싶어서요. 호신용품도 요즘은 쓰기 어렵던데, 총이 최고지 않겠어요?
 
카이리 함즈:그러게. 저번에 곰 때문에 크게 놀랐으니까... 다음 번에는 같이 사냥을 나갈까. (네가 바라보는 얼굴 한쪽이 유난히 따끔거린다. 하하, 라며 그린듯한 웃음을 뱉었다.)
네가 성공했으니 난 굳이 안 해도 되겠어... ... (...) 상품이 뭘...까나-.
 
아르티는 귀여운 검은 강아지 인형이 달린 키링을 증정 받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어, 카이리 닮았어...)
(검은색 강아지 인형이 달린 키링을 받고서는) 좋았어요 네 이름은 이제부터 매달린 함즈야. (이러고 흥. 하고 다른 곳으로 향한다)
 
아르티 P. 시나리즈 는 매달린 함즈와 함께 점술 부스로 향합니다
 
우정과 사랑의 궁합을 봐준다고 적혀 있습니다.
 
옆에는 아이들이 그렸는지 크레파스로 삐죽삐죽한 하트 모양이 잔뜩 그려져 있습니다.
 
검은 천을 걷고 당신들이 안쪽으로 들어서자 묘한 기운이 흐릅니다.
 
정말 무언가 점을 쳐줄 것만 같은 느낌이에요.
 
부스 주인은 수상한 후드를 쓴 채 카드 덱을 손으로 셔플하고 있습니다.
 
점술 부스 주인:두 사람은 무슨 사이인가요?
 
아르티 P. 시나리즈:... 연인이요. (슬 시선을 피한다)
 
카이리 함즈:연인? (...) 아까 멋대로 해서 화났어? ...왜 연인이야. (부부잖아, 중얼인다. 장난치기!)
 
아르티 P. 시나리즈:... ... 부, 부부래요......!! (당황해서 말이 헛나왔다) ...
(카이리 팔을 꽈아악 꼬집는다)
 
카이리 함즈:(한쪽 눈썹을 가벼이 찡그린다.)
...응, 이제 화 풀렸나봐.
 
아르티 P. 시나리즈:안 풀렸어요.
...
근데 부부인건 부정 안할게요.
 
점술 부스 주인:그렇군요. 그럼 여기, 카드를 뽑아보도록 할까요?
 
아르티 P. 시나리즈:...네, (손부채질..)
(카드를 하나 신중하게 뽑아본다)
3
 
카이리 함즈:(네 옆에 놓인 카드를 별 생각없이 뽑는다.) 3
 
두 카드의 조합이 가까운 걸 보니 천생연분!
 
아주 조잡하고 말도 안 되는 미신을 갖고 있지만, 점술사는 당당하게 여러분을 축하합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
(아마 완벽한 운명이 아니였다면, 영웅과 조율사로서 세상을 구하지도 못했을텐데.)
.. 무슨 기분이에요? 완벽한 운명이라잖아. (소곤)
 
카이리 함즈:(...오랜 시간을 함께했으니, 점차 일생이 맞춰진 두 사람이 서로를 깜빡 바라본다.) ...앞으로도.
네게 날 넘기고 살아야겠단, 생각?
 
아르티 P. 시나리즈:(기분좋게 웃는다.) 하하! 이런 것도 나쁘지 않네요. 우연이란 단 한글자도 없었구나 우리는.
당신이 그럼 빨리 안심할 수 있도록 내가 기운을 차려야할 것 같네.
다른 점은 못보나요? 점술이 상당히 재미있고 신기하고.. 또 잘 맞는 것 같아서요.
 
점술 부스 주인:자. 그러면, 지금부터는 서비스입니다. 두 분의 과거와 미래를 점 쳐 드리지요.
 
그렇게 말한 점술 부스 주인은 유리 구슬에 손을 마주 닿이고 무어라 주문을 외우기 시작합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즐거웠다가 갑자기 싸해진다) .... 과거요.... (슬 카이리 봄..)
 
카이리 함즈:(침음을 삼킨다.) ..미신같은 거잖아. 뭐 어때.
 
점술 부스 주인:자아, 보이는군요. 피로 물든 대지 위에 서 있는 당신들이 보여요. 아주 무거운 업을 짊어지고 있었군요. 그것은 자의든, 타의든 당신들을 억누르고 말을 할 수 없게 봉쇄 당했네요. 고민하고 있군요.
 
아르티 P. 시나리즈:(미신따위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점술 부스의 주인이 하는 말을 기다렸다. 피로 물든 대지. 무거운 업. 타의와 자의. 자신 때문에 영웅을 삶을 시작한 사람과 자신. 그리고 마지막에 들려오는 말을 끝으로 시선을 아예 돌려버렸다. 그 부스 주인이 무어라 하든 상관없이 한참 고민에 빠진 듯 마냥 대답이 없었다) ...
... (꼭 대답을 해야 하는 걸까. 저번부터 계속 생각하고 생각했던 어둡고 축축한 기억을 꺼내본다. 우리는 죄인인가? 왜 이렇게 도망쳐 다니며, 이곳저곳을 함께 떠돌아 다녀야 할까? 그런 생각이 크게 이어질 때쯤 자신도 모르게 대답하고 만다)
... 떠돌고 싶지 않아요. (이 말을 끝으로 아르티는 대답도 없고 시선을 올려 맞추지도 않았다) 쉬고 싶어요. (이미 엄청나게 지쳤기에.)
 
손을 깍지 낀 채 턱에 기댄 점술 부스 주인은 천막 바깥을 가르킵니다.
 
...아마, 끝났다는 것 같죠.
 
 
여러분은 몸을 돌려 천막 밖으로 나오려 합니다. 그러자,
 
...깜빡.
 
눈꺼풀을 감았다 뜨는 순간 현기증이 듭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카이리 함즈: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
 
검은 후드를 쓰고 있는 사람의 얼굴이 흐릿합니다.
 
사람의 형태가 아닌 것 같아요.
 
갑충 같은 겉껍질을 덧씌운 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초점을 당겨내자, 시선에 맺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방금, 뭔가 있었는..데...
사람이 아닌 무언가가 있었는데...
 
카이리 함즈:...환각계? (인상을 팍 쓰며 너를 등 뒤로 세게 끌어당겼다.) 아냐. 그런 쪽의 이상은 아닌데... 보통이라면 공격까지 들어왔을 테니까. (중얼,) ...일단 물러나자. 거리를 두고 봐야겠어.
 
아르티 P. 시나리즈:(저항도 못하고 딸려간다.) ... ... 집에 가고 싶어... (살짝 흔들리는 눈으로 뒤에서 카이리의 팔을 잡는다) ... 응, 일단 거리를 지켜봐요. 던전이 닫혔다 해도 계속해서 불길한 것들이 판을 치니... 영웅은 쉴 수도 없구나.. (이런 소리나 중얼거리며 하늘을 본다)
(카이리의 팔을 놓고 사람 많은 곳으로 향한다)
 
아르티 P. 시나리즈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향합니다
 
광장 가운데 소란스럽게 모여 있는 소리가 들립니다.
 
커다랗게 불을 피워 놓은 곳 근처에서 사람들에게 고기와 술을 나누어 주고 있네요.
 
아마, 어제 잡았던 고기인 것 같습니다.
 
고기를 나누어 주고 있던 사람은 사냥꾼입니다.
 
사냥꾼: 아, 자네들 왔나!? 와 줘서 정말 고맙네. 덕분에 마을의 축제가 풍요로워졌어.
어제의 무례는 용서하게. 정육점 가게 그 양반도 진심은 그게 아닐 거야. 요새 무슨 일이라도 있는 지 너무 신경질적인 것 같구만.
자네들도 받게!
 
그렇게 말하곤 사냥꾼은 당신들에게 고기와 술을 나누어 줍니다.
 
플라스틱 컵에 가득 담긴 맥주는 아주 차가워 보입니다. 고기는 먹음직스럽게 요리 되어 있습니다.
 
사냥꾼: 우리 마을은 이렇게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축제를 열곤 한다네. 이렇게 가운데 불을 피워 놓고 마음에 끼친 근심과 불운을 태우는 거야. 마을의 전통 같은 거라네.
 
주위를 둘러보면, 저마다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말갛게 취하고, 손을 마주 잡은 채 춤을 추고 있습니다.
 
근처에 앉아서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도 보입니다.
 
노오란 불씨를 등 삼아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는 것이 참 아름다워 보입니다.
 
사냥꾼:자네들도 손을 맞잡고 불을 쬐며 춤 춰보는 건 어떻나? 이제, 이 마을의 일원이니까.
 
그렇게 말하곤 사냥꾼은 잔을 드높게 들고 허공에서 건배를 권합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 (잠시 머뭇거렸다가 건배하듯 잔을 높게 든다)
 
카이리 함즈:(너의 잔 앞 쪽으로 잔을 가까이 한 뒤에, 곧 높이 들어올린다.) ...환영에 감사해요.
 
여러분의 잔이 청아한 소리를 냅니다.
 
잔잔히 울리는 음률에 몸을 싣고 발을 움직이는 이들이 분주합니다.
 
설경에 영사되는 한 장면은 진정 평화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카이리 함즈:(...) 너처럼 멋진 자세를 취하진 못하지만, (눈이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단 듯 평온한 미소를 짓는다. 타오르는 불꽃을 등진 영웅, 던전 게이트 앞에서 다음으로 이동하자며 손을 뻗던 자세와 똑같았지만 그 주변에 퍼진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광장 중앙에서 춤추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준 뒤에 말을 이어간다.) ...춤 출까? (그렇게 말하고 내민 손을 내려다본다.)
(겨울 눈 하나가 너의 시야를 타고 내려가면, 이윽고.) 네 불운을 태워줄게.
 
아르티 P. 시나리즈:... (내게 불운이란 것이 있었나. 그런 시답잖은 생각을 하며, 상대가 내민 손을 바라본다. 웃음은 어디 가고 다시 인상은 어둡기만 할 텐데 뭐가 그리 멋진 자세고 날 올려주는 건지 이유도, 생각도 못 한 체 멍하게 내민 손을 잡기만 했다) ... 지금은 투박해져서, 많이 못 출지도 몰라. 지쳐서 다리가 후들거리고 힘이 빠져 주저앉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나에게 춤을 신청해 주는 걸까요. 내 불운을 전부 태워준다고 말하는걸까요.
(시린 눈의 결정이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이 뚝, 떨어지기만 한다.)
 
카이리 함즈:(사이로 알맞게 겹친 손을 말아쥐고 광장 중앙으로 이끈다. 점짓 눈을 휘어 접으며 너의 허리를 손으로 감싸는 그가, 아무런 근심도 없단 얼굴로 되물었다.) 앉을 것 같으면 말해. 안아 올려서 하늘을 보게 해줄게. ...마무리 안 되어도 괜찮아. 다들 우리는 신경도 안 쓰고 각자의 노래를 즐기니까. (심지어 이토록 애정하는 상대와 함께라면 어떤 해프닝이 벌어져도 달가울 것이다.)
좀 더 장난스러운 말을 해줘야 할까. ...음, 아. 그래.
네가 여기까지 어울려준 사람은 나뿐이니까. 노래가 끝나면 나를 칭찬해도 좋아.
 
아르티 P. 시나리즈:... (느리게 춤을 춘다. 알맞게 겹친 손을 말아 쥐고 당신이 이끄는 대로 홀려 그대로 발걸음을 돌린다. 허리에 손이 닿고 자칫 넘어질 것 같아도 단단하게 붙드는 손길에 오히려 안심하고 만다. 처음엔 이렇게까지 강인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언제 이토록이나 단단한 사람이 되었지.) ... 하, 하하.. 진짜 바보 같아. 어쩌지, 당신이 그런 말을 할 때마다 안심하는 나도 바보 같아. 머리를 굴려봐도 이 상황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는데, 옆에서 속 편한 소리나 하고 있고.. (자칫 원망으로 들릴 수 있었으나, 딱히 원망이나 증오가 담기지 않았다. 심지어 즐거운 듯 이야기하고 있으니….)
…. 칭찬해 줄게요. 나를 여기까지 어울리게 했어. 앞으로 당신이 하는 모든 일에 어울리겠지. 옆에서 벗어나지도 못하고. 다시 한번 물어볼게요. 사람을 완전히 관객석에서 끌어내린 기분은 어때요?
 
카이리 함즈:(서늘하게 퍼지는 광장의 겨울 온도와 그와 달리 상냥하게 퍼져가는 불씨, 세상이 온몸으로 평화를 외치는 것을 보며 그는 안심했다. 우리가 지켜낸 세상에서 사람들이 감정을 드러내는 일은, 아무리 해도 싫어할 수 없었다. 누구도 의견을 표출하지 못하고 숨죽여 구원을 기다리던 그때보다는 낫다. 사념을 흘려내며 부드러운 낯을 했다.) ...아르티. 난 조금 미움받아도 괜찮아. 답을 못 찾아도 좋아. (...) 이것 또한 평화의 증거가 아닐까. (...정말로 진심으로 말했다.)
못한다니, 안 한다고 말해줄래? (...하하. 한 바퀴 빙 돈다.)
좋네. 각본 옆에 함께 이름 적혀줄 사람이 있단 사실이 기뻐. 이 극에서 나갈거면 허락받고 가. 알았지?
 
아르티 P. 시나리즈:... 그러니까 당신을 바보라고 말하는 거예요. 내가 당신을 왜 미워하겠어. 이 세상에 살아있고, 이 세상을 누구보다 구해내고 싶어 했던 당신인데. 그런 당신을 내가 왜 싫어하겠어. (세상을 사랑했다. 지금도 사랑한다. 그런 사람 앞에 타의로 영웅이 된 사람이 있었다. 그런 사람이 자신을 좀 더 미워하라며 자신을 위로해 주는데 감히 누가 싫어하고 미워하며 증오스럽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 응, 이 마을은 평화로워서 좋아요. 나는 비록 영웅이었던 잔재고, 이 사람들은 영웅의 결과라 해도. 평생 이방인으로 남겠지만 난 이곳이 마음에 들어요. (정말로..)
(느리게 턴을 돌고서는)…. 안 하는 거죠. 내가 당신이 마음에 들어서,
(그리고 머뭇거린다) .... 이젠, 내가 허락을 구하는 존재가 되었네. 극중 인물이 된다는 것은 이런 기분일까요? 내 극에서 내가 허락을 맡아야 나갈 수 있다니, 평생 당신에게 허락을 구할 일 없을 거야. 나갈 생각 없거든. (그리고 그제야 미소가 핀다)
 
카이리 함즈:(꾸준히 세상의 나은 방향성을 연구하는 자가 비로소 영웅이 된다. 고통에 찬 앓는 소리를 듣는 것보다 비난을 듣는 편이 달가운 그가 진실 앞에서 달라질 마을 사람들을 쭉 둘러본다. 네게로 돌아온 시선이 살짝 가라앉는다.) ...나도 좋아해. 저들이 우리의 이름을 알게 되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더라도 싫어하지 않을 거야. (...) 그런 거로 널 싫어하는 일도 없을 테지. 아르티, 영웅의 무게를 잊지마. 잊으려 할수록 괴로워지잖아. ...우리는 세상을 짊어지고, 최고의 사치를 부리며 사는 거야.
...이런. (...) 또 기뻐졌어. (동시에 미소를 짓는다.) 나가면 따라갈 거야. 또 네 시나리오에 날 끼워 넣고 책임지라 할 테니...
늘 대본 맨 앞장에서 만나는 거야.
...약속해.
 
세상을 구했던 자들이 군중에 섞여 든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평범함을 도살당한 자들이 손을 마주하고 춤을 추는 광경 말이에요.
 
휘청거리고 완벽하지 않아도 당신들은 이 대지에 서 있습니다.
 
물기 어린 공막을 얼어붙게 만드는 추위임에도 어쩐지 춥지 않았습니다.
 
어쩐지 모든 게 괜찮을 것만 같은 하루입니다.
 
...
 
광장 가운데의 불씨가 점점 사그라 들고, 밤이 더욱 기울어질 때 즈음 당신들은 돌아가기로 합니다.
 
아쉬움을 표시하는 마을 사람들을 뒤로합니다.
 
숲 속으로 다시 돌아가려고 할 때, 마을 주민으로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다가옵니다.
 
아주머니:저기, 숲 속의 이웃 분들... 가시기 전에 잠시만 시간 괜찮으실까요?
 
인자한 미소를 겸한 중년 여성은 말을 조금 머무르다가, 살짝 웃어내어 보입니다.
 
아주머니:우리 마을에서는 이 축제가 있고 난 후 시일 내로 젊은이들이 약식 혼약을 하는 풍습이 있답니다. 두 분... 괜찮다면 이번 해의 약식 혼약의 주인공들은 두 분이 되어주실 수 있을까요? 정식적인 건 아니지만, 젊은 사람들의 건강과 사랑을 기리는 행사예요. 너무 부담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르티 P. 시나리즈:...... 왜? (잠시 당황해서 무슨 말을 주고 받았는지 잊어버렸다) ..... 저, 저희가요...? (슬 카이리를 바라본다)
.... 저희는 이제 막 온 사람들인데, 저희로 정해도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카이리 함즈:...단순한 행사일 뿐인가요? (눈을 끔벅이다가,) ... ...
...그럼 저희가 해도 괜찮을지도요.
 
아르티 P. 시나리즈:... 카이리, 잠시만.. (놀라서 카이리의 팔을 잡는다)
 
카이리 함즈:(입이 후드 모자에 가려지게 고개를 숙인다.) 마을 사람들은 우리를 부부로 알잖아. 여기서 거절하면 괜히 의심이 쌓일 거야. ...그, 혹시.
...기분 나빠? (입술을 우물거린다.)
 
아르티 P. 시나리즈:... 그, 아니... 그러니까.. (고민하다가) 기분 나쁘지 않아요. 그냥.. 다만.. 갑작스러워서,
아니, 정말로 기분은 나쁘지 않아요..! 오해하면 곤란하니까..
...
... ... 청혼 받은 기분이네.. (중얼) 알았어요.
이것도 같이 어울려드릴게요. 어차피 못나가잖아 나. 이 대본 속에서.
당신과 지독하게 얽힐 운명이라면, 더더욱 얽히는 것도 나쁘지 안를테고..
 
아르티 P. 시나리즈:... 알아서 승낙하세요... (카이리 꾸욱 밀기)
 
카이리 함즈:... ...청혼은 네가 한 것 같은데. (마른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린다.)
알았어, 싫지않다는 말. (...) 기억할게. 오랫동안.
 
카이리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겠다는 대답을 하자,
 
아주머니는 기쁘게 인사를 하고 마을로 돌아갑니다.
 
 
다시 사박거리는 눈을 밟고 오두막으로 향합니다.
 
등 뒤로 채 끝나지 않는 축제의 불빛이 아른거립니다.
 
나무 틈새에 빛여울들이 잔뜩 맺혀있네요.
 
오늘도 하루가 집니다.
 
.
 
.
 
SE.6
 
평범한 하루는 지속됐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당신들의 안위를 우려하기라도 하듯 관심을 기울이며, 몇 번씩 숲 속의 오두막을 방문해서 이것저것 챙겨주곤 했습니다.
 
...
 
소란이 잦아든 새벽, 당신은 둔중한 기척에 눈을 뜹니다.
 
제대로 잠을 들지 못했기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늘 주위를 예민하게 살피던 일전의 기억 때문일까요.
 
무언가 오두막으로 가까이 오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창문 바깥으로는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해서 그런지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 (무언가 오고 있어. 단순히 그런 생각이 들며 자연스럽게 눈을 떴다. 수일 밤을 똑바로 못자도 이런 감각은 둔해지지 않는구나. 그러한 생각을 하며 천천히 창문 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다가가 무언가가 있는지 살펴보는 듯 눈을 굴린다)
 
아르티 P. 시나리즈: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완연한 어둠이 끼친 숲 입구가 보입니다.
 
이대로면 집 안까지 들이닥칠지도 모를 일이에요.
 
아르티 P. 시나리즈:... 짐승, 인가.. (아르티는 천천히 그리 중얼거렸다. 짐승이라면 이 집에 들이 닥쳐 우리를 공격하는 일은 없을텐데. 자신의 직감은 저게 자신이 수도 없이 봐왔을 무언가와 비슷하다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 (능력을 사용한다면, 확실하게 처리는 가능할거다. 비록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내일 아침 누군가 발견하거나 누군가 목격할 가능성은 많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제 옆에 있는 그 사람이 지금 바로 알게 될 가능성이 있다.) 처리가.... 힘든데... (잠시 그런 말을 하며 낮의 그 숲을 상상한다. 그곳으로 유인할 수 있나? 그곳만큼 최적인 장소는 없을텐데.)
.... 약속이니까. (혹시나 모르니 레이피어를 밸트에 고정시킨다. 그리고 총을 들고 나간다. 저 짐승이 달콤한 영웅의 단잠을 방해하도록 둘 순 없을테니까.)
 
바깥으로 나가면, 그림자로 덮겨진 숲을 등진 그것은 당신에게로 다가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하, 짐승이 아니였군?
 
이전에 보았던 곰과 크기를 비교하는 게 우스울 정도로 커다랗습니다.
 
한 걸음을 딛을 때 마다 산울림이 느껴집니다.
 
자연이 분노한 산물이 있다면 이런 행색일까요.
 
아, 눈보라는 멎을 줄 모릅니다.
 
어둠이 짙어요.
 
분노의 감촉이 느껴지지만, 그저 그 뿐입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 Roll
기준치: 1/0/0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 -- ----
 
그것과 시선을 부딪히자, 걸음을 우뚝 멈춥니다.
 
누구에게도 밟히지 않은 설원의 한가운데 당신이 서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본능과도 같았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아르티'가 알지 못하는 생물따위 존재해서도, 세상에 나와서도 안되어요.
'아르티'가 쓴 이 시나리오에는 당신이 나설자리는 없어
 
아르티 P. 시나리즈 는 총을 들어 공격합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능력은 최후의 최후까지.)
 
비록 과거의 잔재라고는 하나 위기 상황에서 아르티의 손은 흔들릴리가 없습니다.
 
몇 발의 총성이 그것을 뚫고 지나가지만, 귀를 찢을 듯한 울음은 멈추지 않습니다.
 
역시 능력을 사용해서 공격해야 할까요?
 
당신이 고뇌하던 찰나...
 
암흑으로 드리운 숲의 입구에서 그것이 끔찍한 비명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스러집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발소리가 들립니다. 당신이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이의.
 
피 한방울 묻히지 않은 자는 빠른 걸음으로 당신에게 향합니다.
 
떨리는 손길은 당신의 어깨에 외투를 둘러주며 손을 이끕니다.
 
카이리 함즈:미안해. (기껏 쌓아온 상황판단력을 자책할 시간도 없이 용서를 구했다.) ...그, 러니까. 총으로는 안 될 것 같았어. 알잖아? (양쪽 팔을 붙잡은 손에 우악스럽게 힘이 들어갔다. 손 모양으로 구겨지는 외투는 눈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내가, 그랬어. (...) 미안. 쓰지 않기로 했는데.
(너를 지키고 싶어서, 같은 변명은 어울리지 않았다. 아랫입술이 파랗게 질릴 때까지 짓씹는다.)
 
아르티 P. 시나리즈:(느릿하게 시선을 들어올린다. 수도 없이 봐왔을 능력을 보았는데도 놀란 기색 조차 없다. 단순히 느릿하게 손을 올려 아랫입술을 파랗게 짓누르지 말라고 툭툭 건들이며 쓸어주는 것 밖에 하지 않는다.)
.... 괜찮아요 카이리. 이게 누군가에게 책망이 잡힌다면 다시 예전처럼 이사가요. 하지만.. 그다지 당신이 미안해할일은 아닌걸요.
(시선엔 흔들림이 없었고, 초점도 흐릿했다) ....그리고 아파. 외투가 구겨지고 있어요.
 
카이리 함즈:공들여서 하나하나 쌓아온 신뢰가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마을 사람들에게 냉담한 시선을 받는 일보다, 너 하나를 살리는 일에 감정을 쏟았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영웅답지 않았으니까. 불행한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와 머리에 심해가 생겼다.) ...미안해. 이건 능력을 써서 사과하는 게 아니야. 우리 사람을 구하는 일에 후회하지 않기로 했지. ....그래서 미안해.
(옆에 사람이 있어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너를 무의식적으로 신경 쓰고 있었나보다. 차가운 숨이 길게 나온다.) 그래. 가버리면 되지. 거기서 또 누굴 구하고, 또 떠나면 돼.
아. ... (손을 놓았다. 비어버린 손을 바라보다가,) 잡아주면 안 돼? ...집에 가자.
 
아르티 P. 시나리즈:... 아, 당신... (느릿하게 눈이 커졌다. 당신이 무슨 생각으로 이 일을 행했는지 드디어 이해할 것 같았기에. 그렇지만... 이게 무슨 소용인가. 이미 일은 저질러져 엎질러진 물처럼 주워담을 수 없고, 자신들은 언제 들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며 살아가야하는건 변함 없는데.) ... 당신이 조금만 더 뻔뻔하고, 안이든 밖이든 흔들림이 없는 사람이였다면 더 좋았을텐데... (그제서야 입꼬리를 힘없이 올린다)
저거, 이 앞에 방치하면 안그래도 쌓일 의심 더 빠르게 쌓일거야. 그건 당신이 원하지 않잖아? 그 '젊은이들의 앞길을 축복하는 행사'는 하고 가야하지 않겠어요?
... ... 응, 집에 가자. (그곳에 과연 집이라 부를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자신을 속이며 당신의 손을 잡는다.) 당신이 늦게 왔다면 능력을 사용했을거야... 지금은 당신이 영웅이란걸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어.
이제 단잠에 들어야할텐데, 아직도 손에 피를 묻히고 있으니까
 
카이리 함즈:(그러게 말이야. 그런 사람이 영웅이었다면 결말 너머에서 넌 웃고 있었을까. 만약을 가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처진 어깨에 무거운 돌덩이가 얹어진 듯 오두막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서서히 침잠했다. 너와 손을 잡고 나란히 걷는 길. 평소라면 새로운 던전 가능성을 고려하고, 탐구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나누어야 했는데... 당장은 머리가 돌아가지 않아 한 번 더 영웅답지 않은 짓을 했다.)
...내가 알아서 치울게. 동이 트기 전에 치워버리면 되니까. ...일단 들어가. 날이 추워.
...우리. (저 깊은 곳에서 떨리는 영혼의 감각을 느껴보란 듯 손을 강하게 부여잡았다. 바짝 끌어올린 입꼬리를 보이며,) 생명을 구하는 일에 후회하지 말자. 아르티. 네가 구해주지 않았다면 그때의 난 죽었어. 영웅이기 이전에 몬스터에게 당해서 죽었을 거야.
(우울을 삼킨다.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피 하나도 안 묻었어. 봐, 깨끗하지? (...) 아직 잠들지 못하면 어때. 세계의 시련이 끝나면 네가 훌쩍 떠날까 마음 졸였는데, 고난이 끝없으니 끝까지 붙어있게 생겼잖아.
...하하. 응. 나쁘지 않아. 이런 영원도.
 
아르티 P. 시나리즈:... 응, 날이 춥네. 하지만 코트때문에 춥지 않은 것 같아요. (라며 제 어깨 위에 올라온 코트를 만지작 거렸다. 단단히 잡힌 손은 놓아지지도 않고, 자신에게 그런 망측한 것은 보지 말라는 듯 당신이 이끄는 손길에 따라 하염없이 걷고 걷는다.)
... 우리, (떨린다. 저 깊은 곳으로부터 전해지는 감각에 기어코 숨통이 막혀 허억, 거리며 숨을 내뱉는다. 부담감이 짓누르지만 이걸 표현할 방법이 없었기에 그저리에 손에 붙잡힌채로 그대로 주저 앉아 잠시만 숨을 고를 뿐이였다. 나는 ' 이 세계에 소속된 히어로' 인가 아님 ' 외부인' 이란 말인가.) ... ... 바보같긴 진짜.. 그 일은 벌써 몇년 전, 혹은 한참 오래된 일인텐데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후회는 안할거에요. 후회할리가요. 이 세상은 내가 바라고 바라왔던 나의 무대고 세상인데, 그 한번의 인생.. 후회로 가득찬 삶을 보낼 순 없을테니까. (그러니까 당신을 구한 것도 후회하지 않답니다. 그리 중얼거렸다)
... ... 응! 깨끗하네. 내 제자 답다고 해야하나? (부러 장난스레 말했지만서도 얼굴엔 걱정이 깊게 파고들었을거다) ... 그럼, 저것에 대한 처리는.. 이번만 부탁할게요. 조금은 지쳤어.
... 내가 떠날까봐.. 마음을 졸였다고요. 그런 모습은 한번도 본적 없는데.. (나쁘지 않다는 말에 느릿하게 초점이 맞춰진다.) ... 하염없이 불행할텐데도. 항상 마음이 아프면서 사랑을 거부당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보이지 못할텐데도.. 그럼에도 나쁘지 않아요? 이 영원이...
 
카이리 함즈:숨을 뱉을 때마다 여린 온기가 눈덩이가 되어 차곡차곡 쌓인다. 영혼의 안식처를 찾지도 못하고, 서로만 있으면 된다며 같은 목적을 나누었다며 안도하기에 급급했구나 싶었다. 아무리 세계를 구해도 우리는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 인간은 잠자리가 필요하고, 애정이 필요한 나약한 존재다. ...우리는 우리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도망칠 곳은 필요하다.) ...아르티. (...) 바라왔던 세상이, 이상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원망해도 된다고 생각해. 나도 그래. 원망해도 괜찮아. 당신이 가버리면 나 혼자 잠시간의 질타를 받으며 안식하면 되거늘... 왜 이리 끝까지 붙어있냐고 소리쳐도 돼.
아름답지 않은 것들을 아름답지 않다고. (누구보다 앞에 바짝 붙어 앉아 품에 끌어모았다. 부담감, 억압, 책임감. 그것들의 무게는 덜어주지 못할 행위였지만 상관없었다. 나약함을 인정하라. ...그래야만 했다.)
내가 그다지 솔직한 성격은 아니잖아. ....넌 늘 날 순진하다고 해주지만, 기실 그렇지 않거든. (느슨하게 풀어진 웃음을 담았다.) 나쁘지 않아. ...하염없이 더러운 세상을 마주하게 되어도. 언젠가 이런 세계를 구했던 사실에 대한 후회를 직면하게 되어도 괜찮아...
그런다고 떠나지 않을거라서. 대신 전부 거부해도 이것만큼은 말해줘. 나,
...끝내 영웅이 아니어도. 너에게만은 영웅이었다고.
 
아르티 P. 시나리즈:... (끝내,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상황은 자신이 꿈꾸던 것이 아니였고, 그것을 뼈져리게 느껴버린 지금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였기에. 세상은 아름다운 것 따위 없었노라고, 지금 이 순간이라면 자신이 일어나 세계를 향해 그리 소리 질렀을거다.) .. 세상은,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 없어요. 지금도 그래... 나는 평생의 외부인으로 남고 싶었는데, 날 이곳으로 끌어당긴 사람이 있어. 그리고 그 사람이 이젠 세상이 아름답지 않다고 말해도 괜찮다 이야기 해.
내 아무리.. 이 세계가 엔딩을 맞이하면 날 조율해봐도 좋다 말했지만... (눈을 꾸욱 감는다. 그리고 품에 안겨지는 느낌에 조용하게 어깨에 얼굴을 기대 눈물을 한두방을 떨어뜨렸다. 이건 슬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적당한 화에서 나오는 것이였음을.) ... ... 나에게서 마지막 희망까지 가져가지 말아주세요.. (세상은 언제나 아름다워야 했기에. 아르티가 이 지독스런 우울함이 이어지는 나날을 살아가는 이유는 마지막 희망이다. 당신이 아닌 이번엔 세계가 자연스럽게 우리를 받아주길, 인간들의 추악함을 더이상 보여주지 않고 조금이라도 다정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기에.)
... 후회하지 않아. 그건 절대로 하지 않을거야. '구했다' 라는 사실이 아닌 '방법'을 좀더 갈구하고 갈구해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하겠지. 하지만요 카이리.. 그 몇번을 다시 한다 해도, 내가 흩어지고 다시 태어나 이 세계가 다시 혼란해진다 해도.. 난 몇번이고 당신을 찾아내 손을 내밀거야.
당신이 없기 이전부터 나는 세상을 구해왔고, 한순간이지만 반짝이는 이들이 좋았기에 이걸 더욱 갈구하며 나아가겠죠.
그리고 그 끝엔 반드시 당신이 세상을 구해주며 나에게 손을 내밀어줄테고요. 몇번이고 몇백번이고 몇천번이고..
... .... 내가 원망해도 그 자리에서 항상 빛나줄거죠?
 
아르티 P. 시나리즈:내 영웅. 카이리 함즈 나를 바다로 데려가주겠다 약속했던 그날 처럼, 빛날거라 믿어요.
 
이제 곧 새벽이 저물겁니다.
 
설원의 대지에 찍힌 발자국은 눈보라에 금방 묻길 것입니다.
 
...시린 추위를 인내하며 피를 흩뿌리지 않아도 되는 삶으로 돌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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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7
 
밤새 휘몰아치던 블리자드가 멎고 진눈깨비만을 지분거립니다.
 
푹푹 고루 빠지던 대지는 얕은 궤적을 남기네요.
 
눈부신 순백의 광채가 빛을 머금고 바닥에 흩뿌려집니다. 아, 곧 봄이 오려나 봅니다.
 
혼약식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있을리가... '아르티'가 상상해본 적 없던 미래니까)
 
던전에서 등을 맞대고 목숨을 불사한 당신들에게 도살된 것들이 있다면, 아마 그런 것들이 아니었을까요.
 
죽음을 우려하지 않는 생활, 평범한 삶, 누군가의 행복에 쉽게 박수 치며 안녕을 바라줄 수 있는 현재 같은 것들.
 
과거를 헤아리며 핏자국을 셈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 말이에요.
 
카아리는 마을에서 챙겨준 옷을 단정히 차려 입고 나옵니다.
 
약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연미복은 아니지만, 제법 그럴듯한 옷입니다.
 
당신들만의 소박한 공간에서 그가 손을 내밉니다.
 
어쩐지 그 손길은 서투르기 짝이 없습니다.
 
그럼요, 당신들이 행해보지 못한 것들이니까요.
 
...
 
마을로 내려가자 녹은 서리 사이에 조화를 잔뜩 꽂아 놓은 길이 보입니다.
 
저마다 행복에 함뿍 젖은 성음으로 웃고 있습니다.
 
야시장의 여운은 지워졌는데도, 사랑의 향취로 가득한 광장은 향기가 없음에도 이른 봄으로 만개했습니다.
 
면사포를 덮은 당신들에게로 시선이 쏠립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 아, (굳게 잡은 손을 다시 잡는다.) ... 준비 되었어요. 오늘은 왼쪽이니 오른쪽이니 떨어질 필요가 없겠네요.
.. 응, 다들 행복해보인다.
 
카이리 함즈:(머리에 덮어둔 불투명한 천을 어색하게 만지작거린다.) ...그러게. 다들 웃고있어서 보기 좋네. (너의 손바닥을 살짝 간지럽히며)
너도 보기 좋으면 좋을 건데. ...안 웃어 줄 거야?
 
아르티 P. 시나리즈:... (간지럼은 잘 안타는데, 잠시 간지러운 느낌을 받다가 느릿하게 웃는다. 귓가는 조금 붉어져서, 시선을 아예 돌려 제 앞의 사람들을 바라본다)
이런 곳 까지 와서 이상한 짓 하지 마세요. 이곳에 남아 있는 동안.. 동료가 아닌 부부로 살아야할텐데, 태평하기나 하고..
(흥!)
 
카이리 함즈:(늘 어색한 부분이 남아있던 것과는 달리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미소가 떠오른다. 눈 앞의 사람을 이토록, 이토록이나. 싶도록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눈동자가 새신랑다웠다.) ...좋은 날이니 괜찮잖아.
그래도 웃어주네. 보기좋아. ....네가 제일.
 
섬유상 주인은 함뿍 만개한 꽃을 한아름 안고 있습니다.
 
아, 이 많은 조화 사이에 그것만이 생화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곧 그녀는 하얀 리본 장식이 달려진 그것을 아르티, 당신에게 건넵니다.
 
섬유상 주인:이건 부케예요. 작고 볼품 없지만, 이 추위을 견디고 피워진 꽃이랍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 아, (부케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올려 부케를 넘겨 받는다) ... 고마워요.. 참 아름답네요. 이런 꽃이 있는지 몰랐어요.
집에도 하나 장식해두고 싶을 만큼...
볼품없지 않고, 무척이나 화려하고 예쁘네요..
 
그녀는 사랑으로 벅찬 이들을 기다리는 황홀한 기쁨에 젖어든 채 당신들을 등집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깔끔한 옷을 차려 입고 그곳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카이리는 비운으로 아득히 젖어 있던 과거와 달리 유한 낯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카이리 함즈:...네가 드는 게 좋겠다. (꽃잎을 간질간질하게 만지는 손길을 따라 살랑이는 줄기가 자연스러운 바람같다.)
 
아르티 P. 시나리즈:... (부케를 한참 바라보다가 그제서야 눈을 접으며 느릿하고도 활짝 웃는다) ... 네, 이건 제가 들게요.
누구에게 맡겼다간 부케 던지는 타이밍에 부케는 마을 밖에서 발견 될 것 같으니까.
(농담이다)
 
카이리 함즈:....그-렇게까지 힘 조절을 못하지는 않거든. (입술이 일자로 가늘어지며, 시선을 저 멀리 돌린다. 부케를 받았던 시점에 어디까지 던질 생각이냐 물어보려고 했었단 사실은 죽을 때까지 비밀로 해야겠다. ....절대로.)
마을 입구까지만 던지면 되는 거 아니겠어. 적당히. (농담...일까?)
 
아르티 P. 시나리즈:... ... 진짜 농담도 못해... 진짜로 그대는 마을 입구까지 던질 것 같으니까요. 그러니 아르티가 들고, 아르티가 던질래.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평범한 사람' 들 처럼 보여야하잖아요?
그러니 카이리에게는 압수랍니다.
그리고 나는 행운을 전달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요. 카이리에게 줬던 것 처럼. 설마 던지고 싶었던 것은 아니죠?
 
카이리 함즈:...-그래. 마을 입구까지 던지는 건 '보통'의 사람은 아니지. ... (큼큼. 헛기침을 했다.)
(타인을 위해 가진 빛을 나누는 마음은 그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두 사람의 경건한 날이지 않았던가. 아이답게 굴어도 용서받을 거란 마음이 들었다.) 나의 행운, 그러니까... 네 마음을 남과 나누는 일은 달갑지 않아.
그러니 난 어디도 던지지 않으려고. ...네가 가져. 물론, 부케 이야기야.
 
아르티 P. 시나리즈:'연인'처럼 보여야한다며? 그러니 의심 하나 없어야지. (헛기침에 짧게 웃음을 터트린다)
... ... (잠시 멈칫한다. 면사포 속에 묻힌 저, 표정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느릿하게 양손으로 양뺨을 잡는다. 그리고 그대로 끌어당겨 이마와 이마를 맞대고선) 당신에게 내가 행운이라면, 더더욱이나 다른 이들에게 오늘만큼은 내가 안겨줘야겠지. 나는 오늘.. 다른 때와 달리 조금도 우울하지 않거든요.
... 이 꽃도 가져갈 수 있을까요? 장식하면 좋을 것 같아.
 
카이리 함즈:(광장에 들어찬 행복의 웃음소리, 마주 보는 맑은 빛의 눈동자, 생화의 향기. 그 안에 스며든 너의 향기를 느끼며 더없는 행복을 느낀다. 아, 배척하는 세상을 원망하려고 굳게 마음을 먹었는데. 이러면 또다시 속절없이 사랑할 수밖에 없겠구나. 넌 이런 상황에서도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가르쳐주는구나.) ...가져갈 수 있어. 내가 부탁해 볼게. (...) 시들지 않을 방법도 같이 찾아보자.
 
...
 
마을 사람들의 시선을 헤치고 성당으로 향하는 길을 따릅니다.
 
진눈깨비는 어느 새 멎었네요. 블리자드로 서린 추위를 인고하던 마을에 볕이 가득 내리고 있어요.
 
아마, 곧 쌓인 눈들은 녹아내릴 겁니다.
 
그렇게 종이 울리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뒷편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익숙한 얼굴입니다. 전부터 당신들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던 정육점 가게 주인입니다.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당신들에게 현란스럽게 손가락질 하던 이는 그를 말리는 사냥꾼의 손에 이끌려 멀어집니다.
 
사력을 다해 목청 높히던 이의 소음이 점점 멀어집니다.
 
다행히 다른 사람들은 개의치 않는 것 같습니다.
 
그야, 최근에 그가 예민하고 이상한 소리를 하고 다닌다는 것을 이방인인 당신들 마저 알고 있었잖아요.
 
카이리 함즈:빠르게 이사 준비를 해야할지도 모르겠네. (너에게만 들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르티 P. 시나리즈:... 하하! (느릿하게 웃는 웃음은 어디가고 크게 웃음을 터르린다) 응.. 그래야 할 것 같아요. (이미 체념한 눈치)
 
카이리 함즈:다음은 바닷가로 갈까? 숲은 척박하고 외롭잖아. ....아-, 섬 하나를 우리 세계로 만들어도 좋겠어. (체념을 따라 느끼며 다음을 기약했다. 그곳에는 행복이 남긴 약간의 장난스러움도 있었다.)
 
아르티 P. 시나리즈:드디어 바닷가로 데려가주시는거에요? 난 좋아. 그곳에서 다시한번 우리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도 좋을 것 같아요.
옆에 계속 있어줄거죠? 그럼 우리들만의 섬을 만들어 안온함을 즐겨도 좋을 것 같아.
 
카이리 함즈:네게서 떠나야할 이유가 천 개는 쌓이면 고려는 해보려고. 그래도 결정은 뻔하지. (어깨를 으쓱인다.) ...바다까지 안고 달려가줄까? 기차여행도 좋긴 해.
네가 자유를 느끼고 싶다면 달려줄게. 재미있을 것 같아. ...안온이랑은 거리가 먼 가?
 
아르티 P. 시나리즈:... 아니, 최고야.
안고 달려가주세요. 사람들에게 치여 다시 가슴 아픈 말을 듣는 것 보다 당신이 안고 달려가준다면 그 순간만큼은 바람이 된 것 처럼 자유롭고 편안할거야.
나에게서 떠날 이유가 천개.. 지금까지는 몇개가 있어요?
 
카이리 함즈:...그래. 어디까지라도. (너의 허리를 팔로 감싸 안았다가 슬며시 놓아주었다.) 여기서 떠나야 한다면 바람이 되고, 머물 수 있다면 눈이 될게. 불어닥치거나 너의 얼굴에 내려앉거나. (고개를 툭, 기대며)
지금까지? ...하나도 없는데?
 
아르티 P. 시나리즈:응.. 지금은 그걸로 되었어요 지금은. 지금만큼은.. (툭 기댄 얼굴에 눈을 빤히 맞춘다. 자신과 같은 붉은 눈이 오늘만큼 이렇게나 아름다워던 적이 있었던가.) 이왕이면 나에게 붙어, 나에게만 녹아줬으면 해요. 이상한가?
... ... 이상하다 내 영웅을 호구로 키운 적은 없는데.
정말?
 
카이리 함즈:(빛이 사라졌어도 반짝임을 끝없이 담은 눈동자를 바라봤다. 고개를 서서히 뒤로 빼자, 너의 얼굴과 머리카락이 전부 눈에 들어온다. 절로 미소가 번졌다.) 너에게 붙어. ...평생 녹지 않을 거야. 네가 같이 녹아서 꽃을 피워줄 때까지.
...어? (...) ... ...하지만 진짜 없어.
너는...
.........사랑스럽잖아. (뜸...)
 
아르티 P. 시나리즈:..... ......
네.....?
(멍하게 바라보다가 화악 올라오는 열에 주먹으로 카이리의 어깨를 내려친다) 미...미쳤나봐,
그런 소리는 누구에게 배운거에요? 난 가르쳐준적 없는데...! 그런건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에게나 해주세요..
(동공이 흔들리며 시선을 피한다. 얼굴 반드시 붉어졌을거야...)
 
카이리 함즈:(뜨겁게 홧홧해진 목덜미는 면사포에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쉽게 도로 잡히지 않는 시선을 원망할 수는 없어 너의 볼만 톡톡, 느리게 두드렸다.) ...네가 종종 이런 식으로 감정을 잘 표현하고는 하잖아. 보고...- 알아서 배웠지.
(...)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
(태생부터 원체 낭만과 거리가 멀었기에 돌직구를 뱉어보는 쪽이 마음 편했다. 그러니까,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면 말해도 된다는 뜻이겠지. 하고 낙천적으로 생각을 끌어내며 너의 면사포를 살짝 들어 올렸다. 침묵이 짧다.) 아르티. ...
.........아냐. 그, 나중에. 교회 안에서 할래.
 
아르티 P. 시나리즈:(방금전까지 약간의 체념이 뒤섞인 날이였을텐데.. 갑작스레 자신의 면사포를 들어올리며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사람에 몸이 딱딱하게 굳는다. 아, 이상하지... 세상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니, 당신에게 더 줄 애정같은건 없을텐데...)
... .... 사람 궁금하게 만들긴...
(바닥에 있던 매말라 있는 것 까지 다 퍼와 당신에게 주게 생겼다. 옆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니, 이 애정이라도 퍼 이리 시리운 겨울에 나누어 주어야겠단 생각뿐. 그 이상은 없었다.)
...시, 식은.. 언제 시작할까요. (그리고 부끄러우니 주제를 돌렸다)
 
길게 그어진 그림자가 당신의 발등에 맞닿습니다.
 
마을 사람들에게 만연한 행복의 웃음소리가 음률처럼 파형칩니다.
 
그럼에도 그 곡에 변주될 수 없는 건 당신들이 영웅이기 때문일까요?
 
 
도착한 성당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아마, 이 시골 마을의 주민들이 대부분 나온 것 같죠.
 
면사포를 쓴 두 사람은 아직 입장을 않은 채 입니다.
 
품에 안겨 있는, 순백의 생화에서 마지막 겨울의 향취가 느껴집니다.
 
댕 ㅡ.
 
댕 ㅡ.
 
댕 ㅡ.
 
아, 입장을 알리는 소리입니다.
 
두 사람이 걷습니다. 바닥에 굽이 부딪기는 청량한 마찰음이 박수 갈채에 섞입니다.
 
긴 버진로드를 나란히 걸어 당도합니다. 엄숙한 그 가운데 침묵이 가라앉습니다.
 
신부님은 부드럽게 웃으며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봅니다.
 
신부님:두 사람.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건강하거나 병들거나, 부요하게 되는 모든 경우에서 이 사람만을 사랑하고 존중히 여기며, 도와주고 보호하며 진실한 동반자가 되기를 굳게 맹세합니까?
 
아르티 P. 시나리즈:.... .... (검은 면사포를 따라 시선이 바닥으로 향한다) ... 네, 맹, 세... 합니다.
 
카이리 함즈:...저도. (식장으로 들어와서 하겠다고 뻔뻔스럽게 말했으니, 상처로 패인 흉터까지 다듬어줄 애정을 쏟아붓는 일만 남았다. 난 인간으로서 나약함을 인정했지만, 이것은 단언해야 옳았다. 내 사랑은 강인하다. 누군가가 나에게 세상을 위하느라 줄 애정이 없다고 말해도 슬프지 않다. 너는 그리 해도 좋다.)
(내 세계아. 너는,) 사랑스러워. ...사랑스러운 사람에게 맹세합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 하하, (느릿하게 웃음을 흘리며 부케를 잡은 손에 힘을 준다. 결국 당신을 이 세상이 아닌 나를 선택해주는구나. 세상을 사랑하라 가르쳐 주었지만, 결국 그 사랑을 알려준 본인에게 돌아오는 구나.) ... 세상을 구하고, 이 시간 마저 당신은 날 구해내려 애쓰는 구나. 거봐, 아르티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니까요. (당신에게 들릴 정도로만.)
응,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살아가는 당신은 분명 사랑스러운 사람일테야. 그 사랑을 나에게도 나눠준다니 너무 상냥한 사람이고.
내가 바랐던 세계는 이곳에 있었네요. 카이리.. 나의 영웅.
 
카이리 함즈:(비명을 지르던 세계는 우리로 인해 불행을 종말 당했으며, 눈보라 치는 날은 사랑을 노래하는 오늘로 끝이 났다. 나아가고자 애쓰면, 언젠가 새로운 변화를 또 일으킬 것이었다. 너를 구하고, 이 무대를 실로 아름답게 꾸미리라 다짐한다.) ...배운만큼 돌려주려고. (...) 네가 날 영웅이라 부르는데, 구하지 않을 수 없잖아. 손을 잡아. 끌어당겨 줄게.
바랐던 세계까지 맹세하며 가자. ...너의 영웅이니까.
 
두 사람의 성음이 잔잔히 울립니다.
 
화동들은 남은 꽃잎들을 흩뿌리고 당신들을 축복합니다.
 
투미한 창 바깥으로 햇빛이 일자로 들이칩니다. 행복하세요. 진정한 평화의 가운데 붉게 핀 사랑의 열기가 피어오릅니다.
 
여러분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습니다.
 
.
 
.
 
SE.8
 
평화와 사랑의 향취가 만연한 가운데, 누군가가 뛰어오는 게 느껴집니다.
 
경박스러운 발소리는 육중한 존재감을 피력하며 목소리를 드높힙니다.
 
이목이 쏠립니다. 수십개의 시선이 그에게로 달겨붙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 (체념한듯 고개를 숙인다. 시선을 마주하면 금방이라도 절망 할 것 같아서.)
 
정육점 주인:다들 죽을 거라고!!!!! 저들이 누군지 알고 있나!? 저들, 저들은... ... 영웅 카이리와 아르티라고!
그 괴물 헌터들이라고!!!!
 
그리고 쉬이 옮겨간 눈동자들은 당신들에게로 다시 쏠립니다.
 
어쩐지 냉랭해진 시선은 의심과 공포를 떠안습니다. 검게 덮겨진 당신들의 속을 궁금해하는 그 지긋지긋한 의문의 눈초리 말이에요.
 
정육점 주인:우, 우리 마을 사람들을 전부 죽이러 왔지!? 우리를 전부 죽일 거잖아!!! 그 괴물들을 죽였던 것처럼!!!
이제 너희들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그렇게 말을 마치자, 갑작스럽게 그가 앞으로 고꾸라집니다.
 
...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칩니다.
 
흉측한 몸뚱이는 곧 머리가 녹아내려 없어집니다.
 
기이한 육질로 몸이 뒤덮힌 그것은 손바닥에서 이빨이 돋아 나와 당신들을 향해 타액을 뚝, 뚝 흘립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 Roll
기준치: 1/0/0
굴림: 22
판정결과: 실패
 
--- -- ----
 
아르티 P. 시나리즈: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그래도... 아르티의 이름과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괴물'이라 지칭하는건 아프네...)
... ... 그렇구나, 당신이였구나.
내 시나리오 안에서 내 영웅을 위한 길을 망쳐놓은 당사자가 당신이였구나...
내 사랑스러운 세상, 그 속에 속한 사람에게 무얼 한건지 모르겠지만,....
'아르티'는 조금 화났어요.
 
영웅이었던 여러분에게 이런 것은 평범한 장면일 뿐입니다. 지긋지긋할 뿐.
 
끔찍한 흉 투성이인 그것은 손바닥에 난 입으로 들썩대며 당신들에게 말을 건넵니다.
 
마을 사람들은 흉악한 모습에 도피를 하면서도, 당신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의구심으로 굳은 그 얼굴, 수십개의 시선이 달라붙습니다.
 
아르티, 그리고 카이리. 내면에 깊게 새겨진 죽음의 피웅덩이가 발목을 붙듭니다.
 
 
잊지 않았죠?
 
재난으로 뒤덮힌 세상을 구하는 노력은, 마치 영겁과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무궁한 시련을 딛고, 피칠갑을 한 채 영웅으로 추앙되는 시간은 찰나였습니다.
 
저것의 말이 옳을 수도 있습니다.
 
카이리는 몸이 굳은 듯 눈만 크게 뜨고 있습니다.
 
......
 
당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영웅조차, 세상의 이기심 속에 버려져 있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믿든 말든, 그게 나에게 무슨 소용이죠? (조용한 식장은 아니였을테다. 이 아름다운 순간에 망해하는 것 마저 내가 이방인임을 상기시켜주는 것 같아 기분이 껄끄러웠을뿐이다.)
날 이해해줄 사람은 많이 자리잡고 있지 않아도 충분하답니다.. 잘 들어요, 말은 너무나도 쉽기 때문에 죄를 쉽게 범하고 말아.
이 세계에 당신같은 '불신'으로 가득한 사람이 많기에 이토록 아픈 세상이 되어 내 영웅에게도 비수를 가져다가 바치는 거겠지요...
하지만, 당신이 나쁘다곤 하지 않아요. 당신도 ' 어두운 일면을 봐버린 자아가 있는 생명'일테니까.
... ....
카이리!
 
아르티 P. 시나리즈:내가, 당신에게 실망하도록 냅두지 말아요.
'평범' 아닌 '영웅'으로 돌아갈 시간이랍니다.
(레이피어를 뽑아든다. 능력을 사용하면 항상 보였던 붉은 꽃잎들이 이제는 식장 곳곳으로 퍼져 수많은 사람들을 보호하는 듯 물안개가 퍼져나간다.)
세상은 여전히 너무나도 다정하고, 이토록이나 따뜻한데, 감히 아르티가 싫어 할 수 있을리가 없죠...
자, 당신이 지금 공격을 안하면 내가 죽일거에요.
어쩌고 싶나요? 카이리.
 
카이리 함즈:(날카롭게 울리는 목소리는 피부에 새겨지듯 명확하게 와닿는다. 무거운 눈을 감았다가 뜬다.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었다니 허무맹랑한 착각이었다. 그것도 무의미하고 단조롭게 이어진 짧은 망상이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은 아니었음에도 자신은 퍽 저 강인한 부름이 마음에 들었다. 헛소리 같지. 체념한 듯 잘살아 보자며 웃는 목소리보다. 영웅을 억지로 응답시키는 강한 태도가 더 끌린다니.) ...정신차렸어. 잠시 상황 파악을 하느라. 던전 몬스터는 아니고,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이생물인가. (허리를 올곧게 편다.)
실망하지 마. 아직 영웅이야. (..영웅을 보여라, 그러면 그가 희극을 써줄 것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단단하게 힘이 들어간다. 고개를 돌려서 상대의 붉은 눈동자를 똑바로 마주 보며 헛웃음이 가까운 소리를 뱉어냈다.) 서포트는 질렸어?
그럴 리가. 영웅 아르티, ...이 말 별로 안 좋아하잖아. 그러니 내 등 뒤에 그 이름을 숨겨도 돼.
바람이 될게. ...발판조차 사라진 세상에서 영웅이 할 일은 정해져 있어. (바로, 스스로 발판이 되어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것. 그는 너를 바라보며 호흡을 진정시켰다. 익숙한 힘이 들어올 때까지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네가 알려주는 세상의 의미는 여전히 사랑스럽다.)
지금막. ...널 떠나면 안 되는 이유가 천 개가 됐어.
웃기지? 아르티.
 
아르티 P. 시나리즈:과연,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만을 주식으로 하는 괴생물체인건가요? 다른 차원.. 그건 또 신기하네요. 만약 이 전란의 시기가 끝나지 않고, 우리가 계속해서 던전을 공략하고 있었다면 당신을 생포해 내 직접 연구했을테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아도 괜찮잖아요? 쉽게 죽지 말아주세요. 당신은 그럴 가치가 있어. (천천히 뒷걸음을 친다. 그리고 서 있는 곳은 당신의 뒤가 아닌 옆. 레이피어로 능력을 한껏 전개 함으로서 체력적으로 힘들텐데도 그런 내색 하나 없다.)
... 약점은 몰라요. 어디서 넘어온건지 확신도 없고.. 무엇보다 아르티는 저 괴물에게 동정과 동시에 짜증을 느끼고 있답니다. 아르티가 영웅으로서가 아닌 당신의 파트너로서 옆에 있을 이유는 충분하잖아요? 당신이 무척이나 사랑스럽게 봐주는 이의 심기를 건들였다. 이것보다 더 좋은 변명도 없을걸요! (느릿하게 웃지만 그 웃음 속에는 예전부터 지었던 살아가는 것에 대한 기쁨이 가득한 표정이였다)
자, 바람이 되어주세요. 그리고 날 데리고 바다로 데려가줘. 숲은 너무나 갑갑하고 춥네요... 응... (기어코 이 곳을 떠나버리겠다는 선언도 한다. 아르티는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었기에. 저 멀리 자신들을 바라보는 이들을 자신의 힘으로 최대한 지키면서도 안심하라며 웃는다. 면사포는 이미 바람에 휘날려, 혹은 불편하다고 버린지 오래)
....
... 응, 웃기다. 막상 천 개 전부 못말할거면서 말만 허황하게 하는 것은... 바보같고 웃겨요. 아, 그러니 나도 당신을 좋아하는가 싶어.
조율사로서 마지막일지 모르는 명령이에요 카이리, 이 곳 마을을 지켜봐요, 저 어디서 온지 모를 이에게 안식을. (붉은 꽃잎이 드디어 카이리 앞에 떨어졌을때, 아르티의 능력이 다시한번 펼쳐졌다. 깊은 물웅덩이가 생긴 것 처럼 흐릿한 잔향이 바닥에 퍼지고 영웅에게 익숙하리 만큼 익숙한 힘을 부여한다.)
 
...
 
.
 
.
 
아르티, 당신의 전능한 힘이 카이리의 신체능력을 강화합니다. 곧바로 괴물의 살점이 꽤뚫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 그것이 속단한 것은 그가 영웅이었다는 것이죠.
 
근육질이 꿈틀거리며 비명을 게워냅니다. 손바닥에 붙은 이빨이 들썩대며 피를 구역질합니다.
 
고꾸라진 몸이 경련하고, 곧 불쾌한 향취를 게우며 커다란 몸이 가라앉습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응, 영원히 날 갈아먹고 갈아먹겠죠. 하지만 내가 이방인인 사실에는 변함이 없고, 그 의심, 의구심은 내 평생의 동반자란 사실도 알고 있어야겠어요.
오히려 달가운 것들이네.
 
사랑과 축복으로 가득한 그곳은 형장과도 다름이 없습니다. 주위가 적요로 들어차 고요해집니다.
 
피가 여울져 바닥에 궤적을 만듭니다.
 
두 사람이 가로질렀던, 순백의 버진 로드는 붉음으로 만연합니다.
 
부케 끄트머리에 핏망울이 묻어 있습니다.
 
카이리는 바닥에 버려진 그 부케를 들어 품에 안습니다.
 
축복과 사랑으로 가득했던, 당신들이 유예했던 자리가 검붉은 것들로 혼탁합니다.
 
...
 
짝, 짝짝, 짝.
 
어디선가 박수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숨어 있던 마을 사람들이 한 두명씩 일어납니다.
 
마치, 여러분을 축하해주었던 것 처럼 박수 소리는 한데 어우러져 성당 내부를 울립니다. 어떤 이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박수 소리 가운데 흐느낌이 섞입니다.
 
 
아르티 P. 시나리즈:... ... (박수 소리가 울리자 그제서야 입을 꾹 다물었다. 오히려 정신은 생경한데, 피투성이 이 곳에 그들이 남아있어도 괜찮은건지 걱정부터 들기 시작한다.) ... .... 후후,
.... 하하! (그리고 크게 웃음을 터트리며) 거봐, 나는 희망을 전해줄 사람이라 했잖아요?
... ... (그리고 천천히 마을 사람들에게로 시선을 돌리고선 느릿하게 시선을 바닥으로 깔고 인사합니다.)
...다치신 곳은 없으신지요?
영웅이 당도했으니 안심하세요.
힘들어도, 구해낸 사람들이 웃는 모습을 보는 것 하나라면, 전혀, 라고 대답할 수 있겠네요.
 
카이리 함즈:(변함없다. 네가 우아한 자세로 고귀하게 인사를 마치면, 그는 한 박자 뒤에 허리를 푹 숙여 다행입니다, 라고 인사를 해왔다. 이번에도 똑같이 했다.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수없이 말했던 문장이 익숙하게 나왔다.) ...지킬 수 있어 기쁩니다.
힘들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네. ...나도 전혀야. (...) 전혀. 안 힘들어.
오늘도 세상을 구할 수 있어서 기뻐. 아르티.
 
...그래, 바랐는지도 모릅니다.
 
대가 없이 기쁨을 말하는 삶 말이에요.
 
카이리는 얼룩진 부케를 내려다 보다가, 당신에게로 시선을 돌립니다. 목소리 내지 않은 입모양이 문장을 만듭니다.
 
카이리 함즈:조금만 더 여기에 있어도 되긴 하겠네. 분위기를 보니... 그래도 원한다면.
앞으로도, 세계 어디에서라도, 우리라는 이름으로 망명해버릴까.
도망치지 말고. 훌쩍 떠나버리는 거야.
 
아르티 P. 시나리즈:.... 도망치지 않고, 훌쩍 우리가 가고 싶은대로 흘러가요.
바람처럼, 발판이 없어도 당신이라면 만들어줄거잖아요?
세계 어디에서라도, 우리라는 이름으로 망명해버려요.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상처도 받겠지만 그만큼.. 옆에 있어줄 당신이라면 분명 사랑받을테니까.
근데, 여기에는 조금만 더 있어요.
신혼여행은 역시 바다가 좋고.
 
아르티 P. 시나리즈:이제와서 무효. 라던가는 아니겠죠? 우리의 언약식이야! 더 활짝 웃으며 좋아해도 좋답니다!
당신들도 좀 더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시는게 좋아요! 영웅이 평화를 지켜냈고, 오늘은 마을의 새 인원인 두 사람의 안정적인 앞길을 축복하는거잖아요?
(능력은 다양하게 쓸 곳이 많다. 피로 얼룩진 부분에 그만큼 더 붉은 꽃잎들이 내려앉으며 참담한 풍경보다는 좀더 화려하고 아름다운 풍경으로 바뀐다.)
 
...
 
소란이 일었던 가운데, 눈물을 닦고 일어난 주민들은 부풀어 오른 기이한 시체를 바깥으로 치워버리고
 
행복을 바라는 이들의 한가운데 두 사람을 세웁니다.
 
진정한 감사와 경외를 담은 박수 속에 두 사람은 다시 영웅으로서 가운데 섭니다.
 
바라왔던 순간이었나요?
 
알 수 없지만, 폐부에 끼쳐 있던 부담의 무게는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서리 끼친 겨울은 끝나고...
 
봄이 올 겁니다.
 
아르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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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skin